▣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LG전자의 주부 판매사원 하훈용(53)씨는 ‘걸어다니는 가전대리점’이다. 2005년 한 해 동안 21억원어치의 전자제품을 팔아 ‘올해의 LG판매여왕상’에 올랐다. 일반적인 가전대리점 2~3개의 연간 매출과 맞먹는 액수다. 하씨에게서 제품을 구입한 고객은 반드시 며칠 안에 다시 방문한다. 또 하씨는 새로 영업을 하는 업체의 오픈 행사에 참여해 함께 축하해준다. “처음에는 ‘물건을 팔기만 하면 됐지’라고 생각했는데,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작은 정성이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 같습니다.”
하씨는 지난해 노트 5권을 빽빽하게 채웠다. 노트에는 한 해 하씨가 만난 고객 500여 명의 리스트가 빼곡히 적혀 있다. 그동안 하씨가 판매영업을 하면서 작성한 고객 리스트는 노트 20권이 넘는다. 노트에는 고객의 제품 구입일이 적혀 있는데, 제품 교환 시기를 체크해 고객에게 컨설팅까지 해준다.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은 있었다. 경제가 침체되면서 주요 납품처인 건설업체의 경기도 함께 하락했고 납품 건수도 줄었다. 이때 기존 납품업체들을 방문해 제품 교환 시기를 체크한 뒤 리모델링 제안을 했고, 고객들은 하씨의 컨설팅과 제안을 받아들였다. 또 다른 어려움은 전자제품 사이클의 급격한 변화다. 중년 주부들은 전자제품 변화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 “회사 일을 끝내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돌아가도 꾸준히 신제품을 공부했어요. 제품을 알아야 고객한테 제안할 때 자신감이 생기잖아요.”
전자제품은 보험 모집에 비해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보여주면서 시연할 수 있기 때문에 영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다. 카탈로그만으로 제품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들은 직접 승용차에 태워 인근 LG전자 매장에서 제품을 보여준다. 전자제품 부녀 영업사원을 시작한 지 16년째. 처음에는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지만 이제 하씨는 대기업 임원이 부럽잖은 억대 연봉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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