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피자를 들고 가정집 대문 앞에 선 로봇이 현실화할지 모르겠다. 미국 피자 배달 전문업체 도미노피자는 정보기술(IT)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타십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올여름 로봇 피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도미노피자는 네덜란드와 독일의 매장에서 배달 로봇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도미노피자 배달 로봇은 카트 모양의 소형 로봇이다. 다리 쪽에 바퀴 6개가 달렸다. 시속 6.5km로, 최대 9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피자 한 판 무게가 500g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한번에 20개 안팎까지 배달이 가능한 셈이다. 시범 운영 때는 최대 피자 8판을 배달한다는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건 ‘피자 로봇’의 내부가 일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피자가 식지 않도록 해 소비자들은 막 만든 듯 따듯한 피자를 맛볼 수 있다.
피자 업계에서 도미노피자가 로봇 배송에 적극적인 편이다. 이 회사는 배달 로봇뿐 아니라 ‘배달 드론’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에서 드론 피자 배달 시험에 성공한 적이 있다. 이후 일부 고객에게 드론으로 피자를 배달해주고 있다.
도미노피자의 무인배달이 본격화한 것은 ‘자율주행’과 ‘드론’의 기술력이 현실에 적용 가능할 만큼 성숙한 덕분이다.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다양한 무인배송 서비스의 등장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국적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이미 2013년 12월 드론을 활용한 무인배송 서비스 ‘프라임에어’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처음 적용됐다. 첫 배달 목적지는 영국 케임브리지의 한 배송지였는데 출발 13분 만에 배송을 완료했다. 아마존 쪽은 “우선 영국 내에서 프라임에어 서비스 제공 범위를 수백 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아마존 외에 미국 대형 할인점 월마트, 배송업체 DHL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무인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구글은 자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로 배송 서비스 산업에 진출할 전망이다. 지난해 2월 구글은 ‘무인트럭 택배’를 특허 출원했다. 무인트럭 택배는 고객에게 ‘거의’ 정확한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준다. 트럭이 집 앞에 도착하면, 고객은 물품 번호 혹은 근거리통신(NFC) 스캔을 이용해서 수령자 인증을 한다. 트럭 내부의 물품 상자가 열리고 소비자는 물품을 꺼내가면 된다. 구글은 2020년 무인트럭 택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인배달 시스템을 통해 기업들은 배송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도 그만큼 편리해질 것이다. 택배 사각지대인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손쉽게 여러 물품을 받아볼 수 있다.
물론 무인배송 시스템에도 그늘은 있다. 2015년 10월 오스트레일리아 ABC 방송은 오스트레일리아 철광석 광산 2곳이 트럭 운전자들을 전면 퇴출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광산의 모든 트럭이 무인 시스템으로 대체돼 운전자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무인배송 서비스는 ‘배송 혁명 시대’를 예고하지만, 한편으로 수많은 배송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산업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유성민 IT 칼럼니스트 dracon123@naver.com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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