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바이오 이종장기 개발사업단 안규리 부단장]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안규리(48) 교수는 콩팥 질환 치료의 손꼽히는 명의다. 안 교수는 병원 진료실과 수술실 밖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한다. 한달에 두번씩 이주노동자들을 무료로 진료하는 ‘라파엘 클리닉’에 참여하기도 한다. 안 교수는 바이오 이종장기 개발에 뛰어든 이유는 대해 “갈수록 늘어나는 이식 대기자들에 대한 근원적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지금도 이종장기 이식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 현대의학의 한계를 생각해야 한다. 뇌사자 장기 기능이 이뤄져도 이식을 기다리며 죽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식 수술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을 탓하기 전에 의료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바이오 메디컬 사이언스’는 환자들이 생명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다. 문제는 안전한 이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정말로 사람에게 이종장기를 이식해야만 하는 것인가.
= 나는 신장이식 전문의로서 투석이나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를 끊임없이 만난다. 이런 사람이 해마다 4천명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돼지의 신장까지 이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증환자의 45%가 당뇨 때문이다. 당뇨를 치료하려면 돼지의 췌도세포가 필요하다. 그것을 확보하면 신장질환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국내의 바이오 이종장기 개발은 어느 단계에 있는가.
= 관련 연구자의 심야 회의와 수술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은 무균 돼지의 개체수를 늘리면서 면역거부 반응의 문제를 해결하고 일반 돼지 장기를 개에게 이식하는 등의 실험을 통해 이식수술의 기술적 난관은 극복한 상태다. 심장과 폐를 중심으로 이식될 텐데 시기는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돼지의 췌도세포를 비롯한 세포이식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다.
- 지금도 이종이식을 기대하는 환자들이 많이 있는데.
= 만병통치약이라는 식의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이종이식이 중증 환자의 희망인 것은 틀림없지만 현실은 아니다. 임상에 적용되려면 동물실험을 통해 확실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지금은 영장류 실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바이오 기술은 속도가 매우 느리다. 설령 사람에게 이식된다 해도 초기엔 수개월의 생명 연장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 이종장기가 개발되더라도 소수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겠는가.
= 포드의 자동차가 개발됐을 때 부르주아에게만 혜택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대부분의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지 않는가. 자원 불평등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더구나 생명에 관련된 기술이 퍼져나가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회보험으로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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