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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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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 우주탐사를 향해

등록 2004-07-08 00:00 수정 2020-05-03 04:23

[숨은 1mm의 과학/ 우주탐사선]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인류 최대의 무인 우주 탐사선 카시니-호이겐스호가 본격적인 토성 탐사에 들어갔다.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6년9개월 만에 35억km를 항해한 끝에 지난 7월1일 오후 1시11분(한국 시각) 토성 궤도에 진입해 토성의 띠에 관한 이미지를 보내온 것이다. 이날 탐사선은 95분 동안 주엔진을 점화해 토성의 인력에 들려가지 않도록 근접속도를 줄여 진입을 시작해 12분 뒤 엔진 가동을 중지한 상태에서 궤도 진입을 끝냈다.

카시니-호이겐스호는 앞으로 4년 동안 토성 주위를 76회 선회하고, 31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토성의 위성을 지나치며 자료를 수집해 지구로 송신할 예정이다. 토성의 대기와 타는 듯한 핵, 혜성, 운석, 고리 등을 규명하려는 이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비용은 34억달러에 이른다. 우주선(카시니)은 미항공우주국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설계와 제작을 맡았고, 타이탄 탐사선(호이겐스)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우주국이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카시니-호이겐스호는 27kg의 플루토늄을 싣고 지구를 떠나 방사성 동위원소 열전기 발생장치(RTG)로 에너지를 얻어 4km/초의 속도로 우주를 항해했다. 우주선은 행성의 중력장에 부딪혀 고무줄 총에 튕겨나가는 식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문제는 행성의 중력을 얻으려고 지구에 근접하는 과정에서 대기권에 진입해 폐기물을 방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카시니호는 지난 1999년 지구에 근접했지만 대기권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아폴로11호(1969)를 비롯해 보이저 2호(1977), 갈릴레오(1989) 등도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했다.

최근 화학로켓보다 강력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추진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이 가까운 곳이라면 빛을 이용한 태양전지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다. ‘딥스페이스(Deep Space) 1호’처럼 태양 전지판에서 동력을 얻어 크세논 가스로 이온엔진을 작동하는 것도 가능하다다. 아직은 이론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별도의 추진체 없이 전류가 흐르는 밧줄을 이용한 ‘우주밧줄 추진’, 지구에서 바람이 돛단배를 밀어내듯 태양광선을 이용해 반사 구조물을 항해시키는 ‘우주항해’ 등도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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