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1mm의 과학/ 식충식물의 메커니즘]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식물들은 외부의 스트레스에 다양한 방법으로 반응한다. 포플러와 사탕단풍나무 등은 묘목의 잎을 떼어내는 물리적인 손상에 페놀이라는 방향성 화합물을 방출한다. 페놀은 나비 유충의 성장을 방해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은 흔히 에틸렌을 분비한다. 벼 모종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종의 최면제인 페노바르비탈과 비슷한 물질을 분비한다. 이 물질은 저장된 생명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식물을 눈여겨보면 놀라운 생명의 신비를 확인할 수 있다.
아무리 전자현미경으로 식물체의 표면을 살펴봐도 미세 감각기관은 보이지 않는다. 식물들은 뇌나 신경계도 없으면서 미세한 질감까지 감지해내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심지어 곤충들을 ‘먹을거리’로 삼는 식충식물들도 있다. 식물들은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얻을 수 있기에 동물들처럼 에너지와 탄소를 얻기 위해 먹이를 찾지 않아도 된다. 식충식물들은 자신들의 서식환경에서 얻기 힘든 질소와 인 등의 필수 영양소를 포식한 먹이로부터 얻는다.
식충식물들은 어떻게 먹이를 끌어들여 양분을 흡수하는 것일까. 파리지옥풀은 모래가 많은 관목 습지에 서식한다. 이 특이한 식물은 질소가 부족한 악조건에서도 독특한 방법으로 토양에서 질소를 얻는다. 이들은 잎에서 분비하는 달콤한 냄새을 지닌 수액으로 곤충을 끌어들인다. 하이에나처럼 먹을거리를 찾아 사방을 헤매던 곤충들이 ‘맛있는 냄새’를 피할 리 없다. 곤충이 잎 표면에 앉아 잔털을 건드리는 순간 ‘지옥’의 볼모가 될 수밖에 없다. 파리지옥풀이 가장자리의 톱니를 작동해서 곤충을 가두기 때문이다.
잎의 털을 자극장치로 삼아 주기적으로 곤충을 조여서 죽음에 이르도록 한다. 곤충의 분비물이 덫을 자극하면 더욱 세게 포획물을 조여 진공 상태로 만든다. 그 다음에는 잎의 안쪽에 줄지어 있는 소화샘들이 곤충의 연한 부분을 분해하고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죽인다. 또한 효소를 분비해 곤충을 필요한 영양소로 분해한다. 그렇게 분해된 영양소들은 식물의 잎사귀로 흡수된다. 곤충을 가둔 지 7∼10일가량 지나면 다시 외골격이 열린다. 만일 손가락 등으로 거짓 자극을 여러 번 하면 식충식물은 더 이상 곤충을 가두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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