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어두운 과거 앞에 당당한 오프라 윈프리의 성공담

교황이나 대통령 같은 직함의 후광을 지운다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름, 가장 비싼 개인 브랜드는 누구일까?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54)가 아마도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오프라는 여성전문 케이블 텔레비전 , 여성 잡지
‘오프라’는 이제 인칭대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가 됐다. 1993년 미국의 라는 잡지는 “고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친근한 어조로 끈질기게 질문을 해대는 것”이라고 ‘오프라’라는 단어의 뜻을 풀어놓았고, 은 “보이지 않도록 내면 깊숙이 감춰둔 속마음을 만인 앞에서 큰 소리로 드러내 보이게 하는 방식”이 ‘오프라화’(化)라는 단어로 대중화됐다고 설명했다.
마약 복용 사실도 고백

지금은 암울한 과거들조차 오프라 윈프리의 상표값을 더해주는 배경이 됐지만 꼬인 매듭들이 풀리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한 예로 그는 방송 초기부터 자신의 남루한 출생배경을 숨기거나 꾸미지 않았지만 14살 때 미숙아를 낳았다는 사실은 그가 유명해진 다음 이복 여동생의 폭로로 인해 알려졌다. 아무리 큰재산과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과거가 밝혀졌을 때 수치심과 모욕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오프라의 도약은 이런 위기상황을 정면돌파함으로써 이뤄졌다. 오프라는 이 폭로를 아픈 과거에 대한 유감이나 젊은 시절 방종에 대한 사과로 매듭짓는 데 그치지 않고 청소년 성문제에 대한 프로그램 차원의 캠페인을 벌여나갔다.
1995년 그는 쇼에서 중산층 마약사용에 관한 책 이야기를 하던 중 자신의 마약상용 경험을 고백하기도 했다. 갑자기 방청객 앞에 일어나 “20년 전, 마약을 하면 당시 사귀던 어떤 남자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서 코카인을 복용했다”고 털어놓은 그의 고백은 대본에 전혀 없는 내용이었다. 그 고백은 “오프라가 지금까지 한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까지 그의 고백을 다뤘지만 그 진솔함으로 인해 가십거리로서의 가치는 금방 사라졌다. 그의 솔직함은 개인사를 고백하는 데만 발휘된 게 아니다. 한번은 쇼에서 10대 가출 청소년을 향해 “우는 소리 좀 그만 하라”고 힐난한 적도 있었다. 자신이 10대 때 청소년 문제의 바로미터였기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라는 브랜드의 표어가 된 솔직함이 그에게 늘 행운의 기회만 준 것은 아니었다. 방송사 신출내기 시절 그는 볼티모어 지역 텔레비전의 6시 뉴스 앵커로 발탁됐다가 뉴스 전달이 “너무 감정에 치우친다”는 평을 받고 아침방송으로 좌천됐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제자리를 발견했고 이 프로그램은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7년 뒤에는 시카고로 진출해 오프라 윈프라쇼의 전신인 ‘시카고의 아침’을 맡았다.
흑인사회 지도자들과 불화도
미국의 1500만 시청자를 비롯해 지금도 전 세계 130여개국의 수천만 눈동자들이 그를 향해 눈망울을 굴리고 있지만, 그의 프로그램이 찬사만 받는 것은 아니다. 매거진에서 한 비평가는 “이 쇼는 백색 트레일러 쓰레기통”이라며 “모든 사람들에게 입만 조잘대는 심리적 상투성을 제공한다”고 몰아붙였다. 사실 모든 문제를 고백으로 풀어내는 그의 쇼는 사회적 문제를 개인화시킨다는 혐의가 없지 않다. 아동학대나 총기소지 제한에 대해서 적극적이기는 하지만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종차별 철폐운동 등 보다 정치적인 싸움에 끼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흑인사회의 지도자들과 종종 불화를 겪기도 했다. 그가 배우로 출연한 이 흑인 남자들의 부정적인 면을 묘사했다고 비판받으며 자신이 제작하려던 영화에 대해 ‘전국유색인발전협회’의 대본검토를 요구받은 적도 있다. 그의 견해는 이랬다. “나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흑인들의 이미지에 대해 염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학대하는 흑인들이 있는가 하면 똑같은 짓을 하는 백인도 있지요. 그것이 바로 삶의 한 진면목입니다.”
여성들의 지지는 훨씬 든든하다. 오프라 윈프리쇼의 주시청자인 주부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이 닮고 싶은 역할모델로도 여전히 오프라는 다른 이들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것은 그의 쇼 주제곡이 이라거나 그의 그룹 하포의 스태프들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00년 창간해 250만부의 부수를 기록하며 등의 인기 여성지를 누른 그의 잡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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