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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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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제주가 매력적인 이유

한가로움 넉넉히 누렸다면 바닷속에서는 서핑을,
동쪽 해변서는 문화장터를, 모래사장에서는 음악 페스티벌을
등록 2014-08-01 15:14 수정 2020-05-03 04:27
형제섬이 멀리 보이는 사계리 해안에서 서핑 시범을 보이고 있는 성용훈씨.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형제섬이 멀리 보이는 사계리 해안에서 서핑 시범을 보이고 있는 성용훈씨.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제주에서 누리는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와 나무 사이를 가르는 바람과 고요한 별빛 하늘…. 그리고 찾아오는 주체 못할 여유에 허우적거리고 싶지 않다면 하염없이 가라앉는 몸을 이끌고 발걸음을 다시 옮겨보자. 한가한 기분을 한껏 느꼈다면 젊은 기운이 넘치는 제주 곳곳으로 떠나자. 꼭 가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제주의 색다른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면 분명히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번 가도 제주의 매력이 넘치는 이유다.

제주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여럿이다. 스노쿨링, 스킨스쿠버, 오솔길 달리기(트레일러닝) 등 여행자를 유혹하는 다양한 야외 스포츠·레저가 즐비하다. 이 가운데서도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종목은 ‘서핑’이다. 서핑은 서핑 보드에 몸을 싣고 파도를 타는 해양스포츠다. 국내에 도입된 지는 한참 됐지만, 2년여 전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font size="3">산방산 멀리 두고 서핑 즐길 수 있는 사계해변</font>

제주는 사계절 서핑을 할 수 있는 자연조건을 갖췄다. 여름에는 중문과 쇠소깍 등을 비롯한 남쪽 해안에서, 가을과 겨울에는 월정리해변과 이호테우해변 등 북쪽에 면한 바닷가에서 즐길 수 있다. 6월부터는 그야말로 제주 서핑의 ‘적기’다. 태평양과 면한 남쪽 바다에는 타기 좋은 파도가 들이친다. 남쪽 바다 중에서도 중문해수욕장의 서핑 포인트가 가장 유명하다. 접근성이 좋고, 서핑 보드를 빌리고 강습받을 수 있는 서핑숍이 많기 때문이다. 해수욕장과 함께 있어 샤워시설도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중문해변에 이어 초보자들이 강습받기 좋은 곳으로는 사계리 해안이 꼽힌다. 중문해변보다 조류가 약해 초보자가 서핑을 배우기에 좋다.

7월22일 사계리 해안도로에 있는 바구스서핑스쿨을 찾았다. 이 서핑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은 성용훈씨다. 그는 사계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가 서핑을 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중문만 한 서핑 포인트가 없기는 해요. 그래도 사계리 바다는 조류가 없어 라인업(파도를 타러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동작)을 하기에 좋아 서핑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적합한 장소예요.” 성씨의 설명이다. 그는 서핑이 대중화하면서 강습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져 성수기나 주말에는 예약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제주 전역에 걸쳐 강습 비용은 비슷하다. 바구스서핑스쿨의 경우 초보자 강습을 포함한 3시간짜리 프로그램은 6만원, 보드만 빌릴 경우 2시간에 3만원, 종일 대여는 5만원이다.

눈이 즐거운 장터 나들이도 제주를 누리는 또 다른 방법이다. 제주 동쪽 구좌읍 세화리 카페 ‘공작소’ 앞 해변에는 세화 5일장이 열리는 날 중 매달 5일과 20일에 ‘벨롱장’이 열린다. 하루 종일 열리는 장터가 아니다. 오전 11시부터 딱 1시간만 반짝 열린다. ‘벨롱장’도 ‘반짝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뜻의 제주어 ‘벨롱’에서 따왔다. 세화 5일장에서 제주 사람들의 먹거리와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면, 벨롱장에서는 제주에 이주해온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팔찌를 엮고, 유기농 식재료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고, 직접 만든 예술작품에 가까운 생활용품을 판다.

<font size="3">눈도 입도 즐거운 제주 곳곳 이색 장터</font>

여행자들에게는 좀 덜 알려졌지만, 작지만 의미 있는 이색 장터도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열리는 ‘생활예술시장’이 바로 그곳이다. 가시리는 중산간 마을에 속한다. 예로부터 외지인의 왕래가 많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술인들이 모여들면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시리에는 작은 갤러리가 군데군데 있다. 마을과 마을 주변 곳곳에서 각자의 예술을 일궈가는 사람들이 모여 ‘생활예술시장’을 꾸린 것이다.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정성 들인 작품과 생활용품이 그득하다. 시장은 가시리의 나목도식당 앞 공터에 꾸려진다. 가시리를 찾는다면 주변의 따라비오름도 빼놓지 않고 들를 만하다. 여름에는 저 멀리 표선 앞바다를 가슴에 품기에 좋고, 가을에는 억새가 지천으로 피어 환상적인 풍경을 선물한다.

제주 도심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시 관덕로 15길에서는 한 달에 한 번 ‘Via15 사!먹!자! 마켓’이 열린다. 이 장터는 제주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련됐다. 제주 원도심의 랜드마크, 대동호텔 1층에 자리잡은 갤러리 비아아트의 박은희 대표와 비아오브제 이장희 대표의 주도로 열리게 된 도심 속 플리마켓이다. 이 장터에는 간드락소극장부터 이꼬이&스테이까지, 제주 원도심의 어제와 오늘을 대표하는 공간을 꾸리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시끌벅적한 음악 페스티벌도 제주에서 펼쳐진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8월8~9일 제주의 해변에서 ‘2014 코리아 풀문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함덕서우봉해변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서 울려퍼질 음악 장르는 일렉트로닉 뮤직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지하의 클럽을 벗어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클러빙’을 즐길 수 있다. 풀문 페스티벌은 2012년에 이어 3년째 열리고 있다.

올해는 일렉트로닉 뮤직 디제이로 여러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 있는 DJ KOO(구준엽)가 헤드라이너로 선다. 그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의 무대에 서기도 했다. 풀문 페스티벌에서는 음악 페스티벌과 함께 아트스테이지와 아트마켓 등도 열린다. 제주 안팎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획이다.

<font size="3">바닷바람 맞으며 가무 즐기기</font>

8월5일까지는 제주시내 탑동 해변공연장에서 ‘2014년 한여름 밤의 예술축제’가 열린다. 매일 저녁 8시부터 제주도 안팎에서 찾은 41개 팀이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10개 팀은 전시를 한다. 이 기간에 무대에 오르는 예술인만 1천여 명이다. 12일 동안 해변 공연장 등에서는 국악과 성악 공연과 더불어 모던댄스 등이 펼쳐진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변에서는 8월17일까지 매일 저녁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free한 여름밤의 협재 해변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댄스와 마술쇼, 음악 공연 등 날마다 두세 팀이 무대에 오른다. 제주의 축제 정보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다양한 축제 소식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공하는 커뮤니티 ‘제주는 날마다 축제’(www.facebook.com/festivalinjeju)를 ‘좋아요’ 페이지에 살포시 넣어놓자.

제주=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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