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인포그래픽은 재기발랄하거나 딱딱한 사안을 흥미롭게 보여주지만 막상 실제 작업을 하는 기획자와 디자이너들의 말에 따르면 그 작업 과정은 지난하고 때때로 엄격하다.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모아 이야기가 되도록 만들고, 기승전결에 따라 선택·분류·정리하고 정보를 사람들이 알아보기 쉬운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수정과 변경과 확인을 거듭한다. ‘어바웃 코리안’전을 기획·전시한 바이스버사 스튜디오는 전시를 위해 소요한 시간과 작업 파일 수를 꼽아보니 회의 시간 총 5455분, 작업 파일 수는 3245개였다고 한다. 구글의 수석 경제학자 핼 배리언은 향후 10년간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데이터를 얻는 능력, 처리하는 능력, 가치를 뽑아내는 능력, 시각화하는 능력, 전달하는 능력”을 꼽았다는데, 이는 인포그래픽 제작자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말하기 복잡한 무언가를 시각화해 전달해왔다. 친구를 초대하며 집의 약도를 그려주었고, 방학이 시작될 때면 매번 하루 일과표를 그렸다. 한때 스마트폰 애플로 유행했던 ‘뇌구조’ 시리즈도 인포그래픽의 일종이다.
약도·일과표도 인포그래픽의 일종
인포그래픽은 정보지이자 디자인 결과물인 그래픽이다보니 다른 종류의 정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공유되며 한편으로는 작업물로서 타인에게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인포그래픽을 공유하고, 서로 평가를 주고받는 국내외 인포그래픽 사이트 중 참고할 만한 것이 많다. 초보자가 인포그래픽을 제작할 수 있도록 픽토그램(그림문자)이나 그래프 툴을 제공하는 사이트도 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인포그래픽의 중요성이 대두된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사이트에 올라온 인포그래픽이 현재는 더 다양한 편이다. 하지만 뛰어난 인포그래픽은 그 나라의 언어를 모르는 이에게도 뜻을 소통한다.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인포그래픽의 최신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작업한 인포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중 유명한 곳으로 비주얼리(visual.ly), 쿨인포그래픽스(coolinfographics.com), 인포그래픽랩스(infographiclabs.com) 등이 있다. 자신의 작업물을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고 싶거나 공유하고 싶다면 직접 업로드하거나 운영자에게 전자우편을 보내는 등 각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방식에 따르면 된다. 국내 사이트로는 인포그래픽스(info-graphics.kr), 인포그래픽 코리아(dailyinfographic.com), 인포그래픽웍스(info-graphics.com), 인포크리에이티브(infocreative.co.kr), 데이터뉴스(datanews.co.kr) 등이 있다.
잘 만든 인포그래픽을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이 가진 정보를 활용해 인포그래픽을 만들어보고 싶다면 인포그래픽 디자인 툴을 제공하는 무료 사이트를 활용해볼 수도 있다. 전문가 수준만큼은 아니지만 전문 디자인 프로그램을 다루지 못하더라도 클릭만으로 차트·그래프·연대표 등을 만들 수 있다. 대부분 영문 사이트라는 것이 아쉽지만 차틀(chartle.net), 다이어그램리(diagram.ly), 인포그램(infogr.am), 픽토차트(magic.piktochart.com), 구글 차트 툴(developers.google.com/chart), 홀리(charts.hohli.com) 등이 있다. 이 중 다이어그램리, 구글 차트 툴, 홀리는 그래프를 만들어주는 툴에 가깝고 인포그램, 픽토차트는 클릭만으로 한 페이지 안에 제목·픽토그램 등까지 채워넣을 수 있어 비교적 완성도 높은 인포그래픽을 만들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한글이 입력되지만 한글 폰트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 정도. 나운프로젝트(thenounproject.com)는 아이콘과 픽토그램을 무료로 제공해 도표에 활용할 수 있다. 한글 지원도 된다. 세계지도 안에 그동안 여행한 나라의 정보나 앞으로의 여행 계획을 정리해보고 싶다면 지도 기반으로 인포그래픽을 만들어주는 스탯플래닛(statsilk.com/software/statplanet)도 흥미롭다. 여러 개의 단어를 이미지화해 글에서 자주 언급되는 중요한 단어를 강조해서 보여주는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여럿이다. 한국어가 지원되는 서비스로는 폴신(paulshin.ca/cloudizer), 워드잇아웃(worditout.com) 등이 있다. 영문으로 작성한다면 워들(wordle.net)이 가장 인기가 많다.
기획안으로 워드 클라우드 만들어보니인포그래픽 사이트 중 가장 간단하게 인포그래픽을 만들어주는 워드잇아웃을 이용해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봤다. 앞에 실린 ‘기획’ 기사를 긁어 프로그램에 돌려보니 많이 사용된 단어가 구름을 형성한다(사진). 역시 ‘인포그래픽’이라는 단어가 가장 눈에 띄고 그 밖에 ‘사람들’ ‘뉴스’ 등의 단어가 기사에 자주 쓰인 모양이다. 월요일 회의에 쓰인 이번주 기획안으로도 워드 클라우드를 만들어봤다. 이번주 논의됐던 주요 주제가 한눈에 보인다.
이런저런 툴을 다루기가 번거롭다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인포그래픽화해 보여주는 겟어바웃미(getabout.me)를 통해 인포그래픽과 친해질 수 있다. 페이스북·트위터와 연동해 SNS 활동에 대한 정리가 가능하다. 예컨대 페이스북의 경우 자신이 1년 동안 사진과 동영상, 텍스트를 몇 개 업로드하고, 어떤 장소에서 체크인을 했는지, 누가 나에게 가장 많은 ‘좋아요’를 눌렀는지, 몇 개의 포스트에 코멘트나 ‘좋아요’ 반응이 없었는지 등을 정리해 보여준다. 일주일 중 언제, 하루 중 몇 시에 페이스북에 가장 많이 접속했는지도 알 수 있다. 자신 외에도 친구들의 출생지 분포 등 시시콜콜한 분석을 한눈에 보여준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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