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재미없는 드라마는 있어도 의미 없는 인생은 없다. 누구나 겪는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라 하더라도, 생의 역정은 모두 개별적이다. 나의 삶과 너의 삶이 다른 까닭이다. 그래서 “모든 인생은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
글쓰기 훈련 뒤 누구나 저자 되도록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신촌센터에서 6월4일 개강하는 ‘고경태의 자서전 스쿨’은, 이처럼 자기만의 ‘인생 드라마’를 글로 써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마련된 강좌다. 다른 자서전 강의와 다른 점은 강의가 끝난 뒤에 스스로 책 50권을 펴낸다는 점에 있다. 수강생이 원할 경우 출간되는 책의 권수를 늘릴 수도 있다. 과 의 편집장을 지낸 고경태 기자가 강의를 맡았다. 고 기자는 의 매거진 ‘esc’와 토요판의 산파 역할을 한 한겨레의 대표적 에디터다.
자서전이 유명인사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고 기자는 “자기 삶을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서전을 쓸 수 있고, 한 권의 책을 낼 수 있다”며 이렇게 말한다. “자서전을 쓰는 것은 자기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고, 과거의 삶을 긍정하는 작업이에요. 걸어온 길을 정리하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설정될 겁니다.”
강의는 1년 동안 자서전 집필을 위한 기획, 뼈대 구상 및 집필, 탈고, 출판 실무 작업의 과정이 모두 4라운드로 이뤄지며 각 라운드별로 3개월씩 진행된다. 수강료는 470만원이다. 오프라인 30회 강의에 온라인 첨삭지도를 병행한다. 특히 정제된 글쓰기 연습을 통해 혼자만의 이야기로 귀결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삶을 객관화하는 훈련을 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이 강의가 글쓰기에만 머물지는 않는다. 고 기자는 “수강 기간 12개월 동안, 수강생들이 자서전을 쓸 뿐 아니라, 마지막엔 책 한 권의 저자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 이 강좌의 다른 점”이라며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력이 필요한 책쓰기에 독려자이자 안내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자서전과 고 기자의 인연은 인터넷 웹진에 쓰기 시작한 ‘아버지의 스크랩’이라는 글에서 비롯됐다. 그는 아버지가 남긴 신문스크랩을 바탕으로 ‘아버지의 자서전’을 ‘대필’하고 있다. 수강 신청자 가운데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다른 수강생과는 달리 부모님의 자서전을 대신 쓰려고 수강 신청을 했다는 전혜진(43)씨는 “자식들을 위해 사셨지만, 당신들의 꿈도 아울러 이루셨던 부모님의 성실한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며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와 내년에 팔순을 맞으시는 어머니께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자서전을 쓰며 저 자신도 돌아볼 수 있을 듯싶어요. 부모님의 삶을 정리해드렸다는 생각에 막상 두 분이 돌아가시더라도 자식된 도리를 못한 후회가 크지만은 않을 것 같고요.”
‘나’를 존중한다면 ‘책’이 되어보자
자서전 강좌라고 해서 나이 지긋한 이들만 수강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현재까지의 삶을 한번 정리하고 기록해두려는 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인생 전반기의 삶을 정리한 자서전 을 펴낸 뒤 상원의원이 된 오바마의 경우를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고 기자는 말한다. “한 사람의 ‘나’는 바로 한 권의 책이고, 한 권의 책은 바로 한 사람의 ‘나’입니다. ‘나’는 책으로 기록할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나’는 책에 기록할 만한 이야기가 충분합니다. ‘나’를 존중한다면 한번쯤 ‘책’이 되어봅시다.” 수강 신청 www.hanter21.co.kr 문의 02-3279-0924, 0900.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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