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기자
학교에 머물러서 두뇌를 이용해. 의사가 돼. 변호사가 되라구. 가죽으로 된 브리프 케이스를 들고 다녀. 스포츠를 업으로 삼는 짓 따위는 잊어버려. 스포츠는 너를 돼지처럼 투덜거리고 냄새나는 족속으로 만들 뿐이야. 알겠어? 생각하는 사람이 되라구. 냄새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어디 한두 가지가 아니리. 먼저 피겨스케이팅. 우아한 음반 위의 몸짓과 트리플 악셀 점프의 가슴 졸이는 흥분을 보라. 그리고 수영. H2O의 압박을 가로지르는 호리호리한 족속들의 섹시한 어깻죽지를 보라. 그리고 크리켓. 에잉? 내가 이 괴상한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평생 쳐다봐도 모를 것 같은 게임의 룰을 알아내려 삽질을 거듭하다 보면 두뇌활동도 원활해지고 치매 또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내가 싫어하는 스포츠는 모든 종류의 격투다. 아니. 격투였다. 얼굴이 콰지모도처럼 변할 때까지 피 터지게 싸우는 남자들의 인사불성 주먹다짐이 뭐가 좋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권투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무하마드 알리의 초라한 노년을 보고도 좋단 말이냐.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일본에서 열리는 프라이드 경기를 TV로 보게 됐다. 동글동글하게 생긴 러시아 남자가 크로캅이라는 이름의 남자와 싸우고 있었다. 그들의 격투는 가슴팍과 두개골과 주먹뼈의 두께에 달려 있지 않았다. 둘은 먹이를 노리는 짐승처럼 서로를 바라보며 들어올 펀치와 킥의 각도를 계산하고 있었다.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갔다. 동시에 그들의 두뇌도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날로 격투 스포츠에 대한 나의 오랜 의심과 두려움을 버리고 프라이드를 즐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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