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여행자들은 그들이 방문한 나라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나라의 공동체를 존중하고 현명하게 돈을 쓸 줄 안다면 말이죠.
수년 전 인도에 배낭여행을 가기 전, 경험자들은 “인도 장사치들은 무조건 바가지를 씌우고 보니까, 처음부터 반값을 부르라”고 했다. 그래서 전투를 치르듯 흥정에 임했다. 4천~5천원밖에 안 되는 민박집도, 1천원도 안 되는 노점의 사과도, 반값부터 부르고 봤다. 그래도 언제나 승자는 나였다. 깎아주지 않을 땐, 발길을 돌리면 됐으므로. 장사치들은 수십m를 따라와 우는 상으로 반값에 팔았다. 돌아와 생각해보니, 1인당 국민소득 1만5천달러가 넘는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1인당 국민소득 1천달러가 안 되는 나라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건 윤리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그나마 배낭여행을 하며 시장과 여염집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서민경제에 기여했다고 자위한다. 그래서 배낭여행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여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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