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땅을 떠나지 않는 미련한 자들이야말로
진정 용기 있는 자들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진경 지음, 그린비 펴냄)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2006년 7월27일 서울에는 다시 비가 내린다. 아내는 아이를 들쳐업고 새 아파트를 보러 빗길을 달리고 있다.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라고 말할 수 없는 나는, 예전에는 새가 드나들었을 허공 속 공간의 화폐가치를 계산한다. 사람들이 모두 미쳐버린 세상에서 유일한 생존전략은 같이 미치는 것뿐이다. 그리고 나는 ‘전사’ 이진경을 생각한다. 그는 사람들이 떠난 이념의 대지를 뒤적이며 자본주의뿐 아니라 ‘현재의’ 마르크스주의에게도 불온한 이탈을 꿈꾼다. 나는 오늘 비가 미친 듯이 내리는 서울에서 아직 오지 않은, 그러나 충분히 다가온 미래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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