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누구나 여행의 전반부에는 이제까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그리고 후반부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한다고 썼다.
(N. K. 크룹스카야 지음, 백태웅 옮김, 녹두 펴냄)
레닌의 동지이자 아내였던 크룹스카야는 레닌의 평전 어디에선가 이렇게 썼다. 그는 레닌의 첫 유형 길에 따라나섰다. 그들은 막 동지가 되었고, 곧 부부가 됐다. 그때만 해도 그들은 몰랐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인생 대부분이 강요된 여행, 즉 망명으로 채워질 것이란 사실을. 그들은 망명과 유형으로 점철된 여행에서 전반부는 과거를 정리하는 데, 후반부는 미래를 조직하는 데 썼다. 세계의 운명을 건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마찬가지다. 4박5일 제주도에 가서도 첫 2.5일은 ‘회사 떠나니 좋다’, 나머지 2.5일은 ‘회사 가기 싫다’로 보낸다. 4박5일은 너무 짧다. 우리에게 살아온 인생과 살아갈 인생을 생각할 여행은 언제쯤 주어질까. 과연 오기는 할까. 나는 내일 휴가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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