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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반해버린 문장] 생명의 소리가 없는 침묵의 봄이었습니다.

등록 2006-05-04 00:00 수정 2020-05-02 04:24

생명의 소리가 없는 침묵의 봄이었습니다.
<침묵의 봄>(레이철 카슨 지음, 이태희 옮김, 참나무 펴냄>

▣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체르노빌에는 올해도 침묵의 봄이 찾아왔다. 벌써 20년째다. 생태학자 레이철 카슨이 묘사한 미래의 디스토피아. 화학물질에 오염된 지구에 변하지 않은 거라곤 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뿐이다. 농장의 닭들은 알을 낳지만 병아리를 부화하지 못하고, 사과나무는 꽃을 피우지만 벌이 없어서 수정되지 않고, 영문을 모르는 농부들은 갑작스레 죽어간다. 벌판과 숲, 마을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떠돈다. 카슨이 예언한 디스토피아는 1986년 4월 원자력발전소 폭발 뒤 체르노빌의 모습과 닮아 있다. 디스토피아는 이미 지구 한구석에 현현해 수백 번의 봄을 맞아야 재생되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그 경고를 읽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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