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씨네21> 기자
우리는 우주로 떠난다. 외로움과 고난과 피로와 죽음에 대비한 채로. 그러고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우리의 열의는 사기다. 우리는 다른 세계를 원하지 않는다. 거울을 원할 뿐이다.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솔라리스> 중에서
<솔라리스>의 작가 스타니슬라프 렘이 죽었다. 사실 나는 그가 오래전에 죽어서 베텔게우스 행성 근처 어디쯤에서 부유한다고 생각했었다. 이제야 돌아가셨구나. 어쨌든 고향인 폴란드에서 84살로 자연사했으니 꽤 행복하게 살다 가신 모양이다. 이로써 홀로 스리랑카에 숨어사는 아서 C. 클라크를 제외하면, 우리는 고전기 공상과학(SF) 문학의 거장들을 모조리 떠나보낸 셈이다. 생각해보면 SF 소설이 황금기를 누렸던 시대는 짧았다. 그 시대는 로맨틱한 우주의 시대였으며, 인류가 한없이 도약하고 진화한다고 믿었던 순수의 시대였다. 하지만 세상에 순수한 게 어디 있나. 미 제국과 소련 제국은 국가적 자긍심을 위해(그리고 우주에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각각 설법하기 위해) 우주로 나갔다. 하지만 달로, 화성으로, 명왕성으로, 인류의 마음은 제국의 음모를 애써 머릿속에서 지우면서까지 우주로 나아갔다. 물론 우주로 사색의 범위를 넓히려는 우리의 열의는 사기일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신을 비추는 또 다른 거울일 뿐일지도 모른다. 수억만 배 넓은 고요 속에서 우리를 비추는 거울. 그러나 사기 같은 열의로라도 우주를 꿈꾸는 건 몽상이 아닐 테다. 아무리 생각해도, 탁한 대기권에 머무르며 사유하는 건 너무나 ‘안’ 로맨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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