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씨네21> 기자
테리: 인간과 원숭이의 유전적 차이는 딱 3%야. 그러나 그 3%가 인간을 지성적인 존재로 만들지. 이를테면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필: 잭 더 리퍼(Jack The Ripper) 같은 살인마도 있지….
-브라이언 드 팔머의 <미션 투 마스>(2000) 중에서
1991년 3월26일 오전 8시. 대구시 와룡산으로 놀러간 다섯 명의 소년이 사라졌다. 그리고 2002년 9월26일에 발견됐다. 웅크리고 앉아 있던 그들의 유골은 날카로운 물체로 손상돼 있었다. 수많은 음모설들이 인터넷을 떠돌았다. 근처 군부대의 사격장에 들어갔던 아이들이 사고사를 당한 것이라는 말도 있고, 성범죄자의 소행이라는 설도 있고, 심지어 UFO에 납치되어 인체실험을 당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음모론은 영원히 살아남아 사이버 구천을 떠돌 듯하다. 지난 3월26일로 개구리 소년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이다. 이미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여야 대치 정국으로 인해 통과는 미루어졌고, 사실 개정안이 통과될지도 미지수다(이걸 바라지 않는 금배지 여러분들 여럿 계신다). 지금 한국의 공소시효 제도는 일본법을 기준으로 1954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일본의 공소시효는 이미 25년으로 연장된 지 오래다. 물론 공소시효가 범인을 잡는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가져다주는 안전이 순전히 플라시보 효과라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기꺼이 삼키며 불안을 털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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