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속의 그대>(서태지 1집)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1992년 어느 닭갈빗집. 막 어금니에 낀 닭뼈를 시원하게 빼내고 있던 차에, TV에서 낯선 노래가 흘러나왔다. 얼씨구. 이것이 내 귀엔 맞은편에서 소주잔을 잡고 있던 ‘혁명가’들의 노래로 들렸다. 그 선배들은 머지않아 ‘386’으로 불리게 된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 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 사회주의가 슬금슬금 무너지고 있었다. 내가 본 선배들은 어쨌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386은 이렇게 쉽게 냉소를 받아서는 안 된다. 일본의 전공투와 달리, 그들은 실제로 역사를 바꿨다. 나는 아직도 인간과 인간의 연대를 믿는 그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예전에 그들이 천년왕국의 미래를 믿은 것처럼, 지금은 자신들의 과거가 무오류의 결정체라고 믿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환상 속의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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