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지음, 다산초당 펴냄)
백석의 밤에도 눈이 푹푹 날리고, 우리의 밤에도 눈이 오지게 내렸다. 백석의 나타샤는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나타샤는 침이 흥건한 노래방 마이크처럼 끈끈하고 슬프다. 이런 밤에, 백석은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자고 외쳤지만, 우리는 그만 스키장으로 변한 도로에 갇혔다. 그래서 응앙응앙 우는 흰 당나귀 소리 대신 초조해 미칠 것 같은 경적 소리를 듣는다. 학창시절, 백석의 시는 그가 늘 동경하고, 때로는 모방한 러시아 시인들보다 무게가 없고 감상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 어린아이 같은 시인에게 뭔가 애틋한 것이 있음을 느낀다. 그건 나이가 들수록 백석의 밤에서 멀어지기 때문일까.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천공 “국민저항권으로 국회 해산”…누리꾼들 “저 인간 잡자”
김민전에 “잠자는 백골공주” 비판 확산…본회의장서 또 쿨쿨
박종준 전 경호처장 다시 경찰 출석…김성훈 차장은 세번째 불응
연봉 지키려는 류희림, 직원과 대치…경찰 불러 4시간만에 ‘탈출’
경호처, ‘김건희 라인’ 지휘부로 체포 저지 나설 듯…“사병이냐” 내부 불만
“김건희가 박찬욱에게, 날 주인공으로 영화 한편 어때요 했다더라”
25년 경호 공무원의 조언 “대통령 ‘개인’ 아닌 ‘공인’ 지키는 것”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설탕음료 탓 연 33만명 사망”...미 연구진, 공중보건 위기 규정 [건강한겨레]
건강한 정신, ‘빠져나오는 능력’에 달렸다 [.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