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훈 <씨네21> 기자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아빠는 돌아오지 않더군. 경찰이 아빠를 찾기 시작했지. 엄마와 나는 아빠가 걱정돼서 먹지도 자지도 못했어. 며칠이 흘렀고, 아빠를 기다리다가 너무 추워서 벽난로에 불을 붙였어. 갑자기 뭔가 타는 듯한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더군. 죽은 고양이나 새가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소방관이 굴뚝을 조사했지. 그런데 그들이 끌어낸 건, 아빠였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아빠였어. 크리스마스날 우리를 놀래주려고 선물을 안고 굴뚝으로 들어오시다 미끄러졌고, 목이 부러져 즉사하신 거야. 이게 내가 세상에 산타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연유야” <그렘린> 중에서
이 대사가 바로 9살의 내가 ‘산타는 없다’라는 사실을 확인사살하고, 치명적 무신론자이자 잠재적 유물론자로 탈바꿈했던 연유다. 크리스마스에도 아빠들은 공사판에서 쓰러지고, 엄마들은 밤새 일하고, 아이들은 굶고, 개들은 도살당하고, 고양이들은 길에서 쓰레기 봉투를 뒤지다가 얼어죽는다. 세상은 이렇게도 아름다우니, 올해도 온 누리에 메리 크리스마스 내리시길.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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