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든 스포츠를 볼 때마다 선수들의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수염의 첫번째 아내>(하성란 지음, 창작과비평사 펴냄)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이봐, 삶은… 계란이야. 미치도록 깨지기 쉬운 거라고. 문제는 뭐냐 하면, 내일 당장 철퍼덕 깨질지도 모르는데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 가끔 김득구 선수를 생각해. 죽을 힘을 다해 로프를 붙들고 일어서려 바둥거리는 시간 말야.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그의 머릿속엔 다시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뿐이었을 거야.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는 죽었지만 어쨌든 종은 울리고 사람들은 링에 오르게 마련이지. 9회말 투아웃 주자 만루에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외로울 거야. 말기암 환자에게 모르핀을 처방해주는 의사도 외로울 거야. 텅 빈 스크린에 커서가 껌벅이는 것을 보는 글쟁이들도 외로울 거야. 누구의 명령인진 모르겠지만 삶은 계속돼야 해. 자, 또 종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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