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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가라사대]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면 목마름이 치유된다…

등록 2005-09-30 00:00 수정 2020-05-03 04:24

If you’re thirsty, a drink will cure it, if you’re not, a drink will prevent it. Prevention is better than a cure.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면 목마름이 치유된다. 목이 마르지 않을 때 물을 마시면 목마름을 예방할 수 있다. 예방은 치유보다 낫다. <미드나잇 가든> 중에서

▣ 김도훈/ <씨네21> 기자

합중국을 美國이라 일컬은 선조들의 센스를 원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미국은 꽤 아름다운 나라다. 그것은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기도 하지만, 겨우 200년의 역사로 아로새겨진 도시들의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뉴올리언스는 그중에서도 빛나는 광채의 도회지였다. ‘laissez les bons temps rouler’(행복의 시간이 계속되도록)를 모토로 내건 뉴올리언스는 프랑스, 스페인, 자메이카 문화가 자유롭게 섞여들고, 재즈와 블루스가 흐르고, 케이준 향이 가득한 마디그라(Mardi Gras)의 도회지였다. 사람들은 습한 아열대의 뉴올리언스에서는 시간마저 더디게 흐른다고들 했다. 이제 뉴올리언스는 죽었고. 서서히 흐르던 시간은 완전히 정지했다. 신자유주의와 공화당 꾼들은 자연을 팔아 허약한 둑을 세웠고, 조지 부시의 아둔함은 살릴 수 있었던 목숨들에 너무 늦게 손길을 내밀었다. 하나의 도시가 생명을 잃어버리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사나흘. 예방은 없었고, 치유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그러고 보니 뉴올리언스는 부두교의 도시이기도 했다.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한 좀비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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