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린: 혁명과 반혁명의 사이>(김남국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소비에트 혁명 정부의 우파 반동이라는 혐의를 뒤집어썼던 부하린의 노선이 옳았는지에 대해선 많은 말들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런 것을 따지는 일 자체가 부질없는 짓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미 70년 전에 스탈린의 서슬 퍼런 저주 아래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가 법정에서 한 ‘이중적인’ 최후진술은 매우 강렬하고 슬프다. 그는 해박한 인문학적 수사를 동원해가며 자신의 혐의를 우회적으로 반박하다가, 끝내 자신의 죄의 ‘가공스러움’을 인정하고 변호를 거부한 채 무릎을 꿇는다. 부하린은 자신의 적수였던 트로츠키처럼 도망치지 않았다. 그는 예정된 죽음 앞에서, 오물을 뒤집어쓰고라도 ‘위대한 소비에트’를 더럽히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자신의 전 생애에 대한 부정이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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