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중
▣ 김도훈/ <씨네21> 기자
꼬맹이는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남자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남자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 꼬맹이는 빠끔히 목만 내민 채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일본제 코끼리 보온 도시락을 손에 든 남자의 미간이 살며시 찌푸려졌다. 엄마는 꼬맹이를 방에서 끌어내 다그치기 시작했다. “‘다녀 오셨어요?’라고 해야지!” “다녀∼ 오셨어요?” “내가 누군지 아냐?” “글쎄요….” “내가 니 아빠다.” 외항선에서 일했던 아버지는 1년에 2달을 집에서 보내고 나머지 10달은 세상을 돌아다녔다. 집에는 파나마 운하에서 찍은 건장한 남자의 사진이 항상 걸려 있었다. 지난 주말에 고향에 내려갈 계획이 틀어져서 전화를 걸었더니, 낯선 목소리의 노인이 전화를 받는다. “누구세요?” “나다, 니 아빠다.” 다스 베이더처럼 쇳소리를 내는 장년의 남자와 1년에 두어달만 집에 머무르던 젊은 남자의 얼굴이 슬며시 겹쳤다. 세월의 포스(Force)는 정말 불가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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