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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후회 예감] 인권콘서트 <깨어나, 일어나>

등록 2004-12-02 00:00 수정 2020-05-03 04:23

▣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인권콘서트
12월4일 서울 한양대 올림픽 체육관 (민가협 02-763-2606)

지상 최대의 공연이 벌어진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가 1989년부터 해마다 주최해온 인권콘서트는 ‘인권’을 주제로 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성대한 공연이다. 열여섯 번째 공연의 제목은 . 레드 콤플렉스에서 깨어나 국가보안법 폐지를 향해 일어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는 가수 인순이씨가 처음으로 인권콘서트 무대에 선다. 우리 사회의 소수자로, 당당히 편견에 맞서며 살아온 그의 삶의 이력이 녹아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강산에씨는 공연 제목이기도 한 를 부른다. 인권콘서트 단골 가수들도 무대에 선다. 12번째 출연하는 정태춘·박은옥씨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노래하고, 9번째인 김종서, 7번째인 전인권씨는 자유를 향한 외침을 쏟아낸다. 2번째인 자우림은 발랄한 상상력으로 국가보안법 없는 세상을 그려본다. 최근 재결성한 ‘노래를 찾는 사람들’도 무대에 선다.

인권콘서트의 또 다른 주인공인 아이들은 ‘깨어나, 일어나’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연다. 개구리로 분장한 아이들은 56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성 안에서 마법에 빠진 공주를 구해낸다. 공주가 깨어나면 무지갯빛 연못에서 아름다운 음악회가 시작된다. 국가보안법의 암흑이 걷힌 세상에서 무지갯빛 자유를 노래하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피해자인 어린이도 국가보안법의 폐해를 고발한다. 국가보안법으로 수감된 양심수 민경우씨의 아들 민준홍(초6)군이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송한다. 민군의 편지는 이렇게 끝난다. “…올해 안에 국가보안법을 없앤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번 겨울방학 때는 아빠와 함께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아빠와 베개놀이도 하고, 게임도 할 수 있을 거예요.”

국가보안법을 ‘증오’했던 김남주 시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김남주의 시는 살아서 국가보안법의 숨통을 조른다. 배우 원창연이 고 김남주 시인의 시 ‘세상에’를 바탕으로 코믹 시극을 펼쳐 보인다. ‘막걸리 국보’를 양산해온 국가보안법 체제를 희화하는 시극이다.

올해 인권콘서트는 12월4일(토) 오후 5시, 한양대 올림픽 체육관에서 열린다.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에 내리면 안내판이 붙어 있다. 지금껏 인권콘서트가 열려온 장충체육관으로 가면 안 된다. 공연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링크 등 예매 사이트 또는 교보문고, 영문문고, 씨티문고, 세종문고, 대학로 티켓박스 등 예매처에서 구할 수 있다. 민가협(02-763-2606)으로 연락해도 된다. 관람료는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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