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만납시다
김영철 지음, 생각과 느낌(02-335-7345) 펴냄, 9500원
월드컵 취재를 지휘했던 현직 언론인이 ‘광장 체험’을 생생히 기록했다. 1970~80년대 정권의 탄압과 감시를 피해 밀실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던 ‘밀실세대’가 신세대의 광장문화에서 받은 충격이 역동적인 문체로 드러나 있다. 월드컵의 붉은 물결은 ‘싸가지 없는 녀석들’ 정도로만 치부되곤 했던 세대가 보여준 가능성이다. 월드컵 이후 광장은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가 결합하는 창조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칸트 평전
만프레트 가이어 지음, 김광명 옮김, 미다스북스 펴냄, 1만3천원
근대철학의 가장 빛나는 결실, 임마누엘 칸트. 그의 사후 200주년을 기념해 세계적으로 동시 출간된 칸트 평전은 위대한 철학 체계를 탄생시킨 생애적·역사적·사상적 배경을 추적한다. 칸트의 삶은 자신이 사는 곳에서 100리 밖을 벗어난 적이 없을 만큼 소박했으나, 그의 시대는 혁명으로 요동쳤다. 이 책은 당대의 사상적 배경부터 프랑스혁명까지 칸트의 의식이 교감했던 지점들을 주목하며 등 칸트가 완성한 세계에 대한 이해를 시도한다.
신경림 시인과 오현 스님의 열흘간의 만남
신경림·조오현 지음, 아름다운 인연 펴냄, 9800원
신경림 시인이 불교계를 대표하는 선승 오현 스님을 설악산에서 만나 인생과 문학과 종교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나누었다. 이 책은 여행·사랑·환경·욕망·통일·전쟁·문학 등 7개 주제로 나뉘어 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오랜 세월 동안 이루어진 깊은 성찰을 담고 있기 때문에 울림이 깊지만, 솔직담백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시인과 스님이 겪은 재미있는 일화가 곁들여져 더욱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구시민사회-개념과 현실
헬무트 안하이어·메어리 칼도어·말리스 글라시우스 지음, 조효제·진영종 옮김, 아르케(02-336-4785) 펴냄, 3만8천원(무선제본 1만9천원)
1999년 시애틀 반세계무역기구(WTO) 시위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시민사회의 운동은 확장을 거듭해왔다. 이제 ‘지구시민사회’는 사회과학 전체에서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이 책은 연구자와 운동가들이 함께 기획, 토론, 자료수집 등을 진행한 국제적인 공동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2001년판을 시작으로 2003년판까지 나왔으며 한국판은 2001년판과 2002년판을 한권으로 압축했다. 지구시민사회의 개념부터 구체적인 모습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