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을 위한 명상 길라잡이 … 일상 생활에서 쉽게 따라하는 구체적인 수행법
권복기 기자/ 한겨레 문화생활부 bokkie@hani.co.kr
명상과 수행이란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됐다. 몸과 마음의 평화를 위해 명상을 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시장통에서 가정에서 깨달음이나 영적 성장을 위해 마음을 닦는 ‘수행자’들이 적지 않다. 간화선, 위파사나, 관상기도, 묵상 등 불교와 기독교의 성직자들이 주로 하던 수행법도 더 이상 성직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선도, 단월드, 기천문 등 동양 선도의 맥을 이은 수행법은 물론 요가, 아봐타, 초월명상 등 많은 수련법이 소개되고, 수련 단체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마음공부의 길에 들어선 예비 수행자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삿된 길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고, 지름길을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이들도 많다.
부처와 예수의 수행법은 한 뿌리
은 그런 이들을 위해 길라잡이가 돼주는 책이자 전문서다. 자신을 선도수행자로 밝힌 저자 자허는 어떤 수행법을 특별히 일러 좋다 나쁘다를 구별하지 않는다. 그보다 기독교, 불교, 요가, 동양의 선도가 모두 한 뿌리에서 나온 한 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정법이요, 우리가 빠른 길이라는 아집에 빠진 수행자들이 많은 시대에 신선한 일갈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불성, 그리스도, 진아(참나)처럼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하늘의 성품’이 원래부터 심어져 있기 때문에 마음을 닦으면 누구나 그 씨앗의 싹을 티워 성자들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이론서가 아니다. 저자는 부처, 예수, 구루, 인디언의 예언자, 이슬람의 수피 등 깨달은 이들이 수천년 동안 되풀이해온 공통적인 수행법을 밝힌다. “우리 자신이 천사처럼 신성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알고 그렇게 행동하며 “다른 모든 생명들과 만물 역시 우리처럼 성스러운 존재라 여기고 대하라”는 것이다. 심지어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미워하는 사람들, 나를 괴롭힌 존재들까지 성스러운 존재로 여기고 불쌍히 여기며 크나큰 사랑을 보내라고 한다.
“너희 사람으로 온 우주를 채워라. 온 우주를 사랑하라. 그런 다음 모든 잡념을 떨치고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고요히 머물라.”(석가모니) “원수까지 사랑하라. 다른 존재들에게 기쁨을 주고, 평화를 주고, 자유를 주어라. 모두 버리고 비워 하늘의 신성으로 채워라.”(예수) “온 우주와 한 몸이 되어라. 하늘을 섬기며 사랑하듯, 삼라만상을 섬기며 사랑하라. 그런 다음 생각과 잡념을 모두 없애 무념무상에 들어라.”(선도 요가의 스승들) 저자는 일상 속에서 수행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수행은 고행이 아니며 철야 정진, 단식·금식이나 속세를 떠나 산 속에서 정진하는 것만이 수행은 아니라고 말한다. “내 안에 이미 부처님, 그리스도, 천사와 같은 참 ‘나’가 있음”을 알고, 그를 믿고 실감하며 행하는 수행은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고 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처럼 쉽고 즐거운 일이다. 세상에 필요한 일, 세상이 필요로 하는 좋은 일을 수행하는 마음으로 임하면 일하는 게 곧 수행이 되며, 여가를 즐길 때도 수행하는 마음으로 즐기면 노는 게 곧 수행이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 틈틈이 내면 깊은 곳으로 향하라. 저자가 말하는 핵심이다.
저자는 이 책 곳곳에 삶 속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행법을 밝히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밤사이 나를 따뜻하게 덮어준 이불에 감사한 마음을 보내라. 옷을 입을 때 옷에, 우리가 먹는 음식에, 길에서 만나는 풀과 나무에, 우리를 지탱해주는 대지에, 숨을 쉬게 해주는 공기에 감사한 마음을 보내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부처가 말한 삼라만상에 깃든 불성을 느끼라는 부처의 설법을 실제로 따라 해보라는 거다.
이와 함께 정기신, 돈오돈수와 돈오점수, 성명쌍수와 정혜쌍수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 명상 때 나타나는 다양한 빛깔, 붉은 구슬, 별, 블랙홀, 태극과 같은 다양한 형상 등 수행 과정에서 겪는 현상과 그런 현상이 나타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소상히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