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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사다리 걷어차기>외

등록 2004-05-14 00:00 수정 2020-05-03 04:23

사다리 걷어차기

장하준 지음, 형성백 옮김, 부·키(02-325-0846) 펴냄, 1만2천원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후진국에게 자유무역 채택과 보조금 철폐를 강요하는 선진국들의 위선을 파헤친다. 흔히 자유무역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었다고 알려진 나라들이 실은 정부의 강력한 보호정책 덕에 앞서갈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영국은 ‘식민지는 말편자의 못도 만들지 못하게’ 하면서 자국 산업을 육성해서 경제대국이 된 뒤, 후진국에게 자유무역을 강요했다. 이를 ‘사다리 걷어차기’라 표현한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는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가.

유럽문화기행

위치우위 지음, 유소영·심규호 옮김, 미래M&B(02-522-0768) 펴냄, 1만5천원

중국의 유명한 예술평론가 위치우위 교수가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아일랜드 등 남서부 유럽 12개국을 돌아다닌 뒤 펴낸 여행기. 단순한 여행의 감상을 적기 보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유럽문화를 재해석한 점이 눈에 띈다. 위치우위는 중국의 지식인으로서 유럽에 대한 동양의 ‘오해’를 벗겨내고 유럽문화의 원형을 찾으려 노력한다. 단테·세르반테스·미켈란젤로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위대한 예술가들의 흔적을 더듬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다.

박흥용 1986~1992

박흥용 지음, 청년사(031-955-4888) 펴냄, 2만4천원

등 독특한 작가주의 만화를 고수하고 있는 박흥용씨의 초기 작품 모음집. 주변부 세계에 살고 있는 인물들에 강한 애정을 쏟아놓은 단편만화들이다. 독자들에게 리얼리즘 만화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일깨운다. 노점 단속반에게 포장마차와 함께 끌려간 어머니를 기다리는 아이, 집이 철거돼 길에 나앉게 된 모자, 양공주, 아픈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의 생계를 책임지는 젊은 처녀 가장 등 한결같이 주류에서 밀려난 이들의 사연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세계화 시대 초국적기업의 실체

장시복 지음, 책세상(02-3273-1333) 펴냄, 5900원

초국적기업은 세계인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안겨줄 것인가. 저자는 초국적기업이 던져주는 장밋빛 허상을 낱낱이 드러낸다. 초국적기업의 네트워크는 마치 세계경제를 통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세계경제의 불평등을 조장한다. 즉, 선진국에는 내수시장 공략이나 연구센터 건설, 후진국에는 저임금이나 사회기반시설의 무상 임대 등 조건에 따라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것이 초국적기업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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