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29일 타오른 첫 촛불은 ‘분노’였다.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한목소리로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쳤다.
꼭 6개월 만인 지난 4월29일 대선 전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은 시민들의 열망이 새 정부 아래서 잘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올라 대학생은 반값 등록금, 고등학생은 선거연령 인하, 성소수자는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외쳤다. 촛불의 힘으로 만든 5월 대선에 나선 후보들에게 자신들의 뜻을 제대로 받아안아 ‘내 삶을 더 이상 불안하게 만들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새 대통령이 귀담아들을 촛불의 요구를 숫자로 정리했다. 주거·노동·교육 등 여러 민생 분야에서 한국 사회가 놓인 처참한 현실과 이를 개선할 ‘최소한의 조처’를 함께 담았다. 각 분야의 요구 사항은 시민단체의 제안 또는 대선 주자 공약 가운데 가장 개혁적인 부분을 추려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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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는 2년 계약을 할 때마다 집주인의 무리한 전셋값·월세 인상 요구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세입자가 원하면 한 차례(2년) 계약 갱신이 이뤄지고, 이때 전셋값·월세는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가 절실하다. 임대료 폭탄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의 안정적 가게 운영을 위해서도, 상가의 임대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임대료 상한도 현행 연 9%에서 연 5%로 낮추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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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불안한 일터에서 너무 적은 돈을 받고 너무 오래 일한다.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과 ‘1800시간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실현하겠다는 것은 대부분의 대선 후보가 동의하는 공약이었다. ‘비정규직 철폐’라는 노동계의 요구에는 못 미치지만,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과 공공부문 정규직화 등으로 불안한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데는 공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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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는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비, 교과서 구입비 등으로 자녀 한 명당 매년 170만원을 부담한다. 박근혜 정부의 ‘고등학교 무상교육’ 공약이 지켜졌다면 부담하지 않아도 될 돈이다. “매년 국공립 어린이집을 150개씩 늘리겠다”던 약속 역시 말뿐이었다. 지금도 영·유아 10명 중 1명만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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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은 2012년 대선에서 이미 사회적 합의를 이뤘던 정책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울시(청년수당 시행)나 경기도 성남시(청년배당)에 살지 않는 청년들도 취업 준비와 생활에 보탬이 되는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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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를 내도 진료비가 100만원 나왔다면 37만원은 본인 부담이다. 고액 진료를 받을수록 개인 부담은 커진다.
건강보험 보장 강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복지 공약에는 돈이 든다. 이 돈을 조달하려는 유력한 방법으로 법인세 손질이 꼽힌다. 현재 법인세의 명목 최고세율은 22%지만, 각종 조세 감면 제도로 인해 실제 법인이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14~18%에 그친다. 대부분의 대선 주자들은 실효세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명목 최고세율도 이명박 정부의 감세 이전 수준(25%)까지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시민단체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김대중 정부 수준(27%)으로 올릴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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