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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그에 대한 생각

기사 댓글 분석으로 읽은 황교안 권한대행에 대한 여론

‘공안검사’ 고정 이미지에서 서서히 변하는 댓글 양상
등록 2016-12-20 10:38 수정 2020-05-02 19:28

풍파가 적잖은 일주일이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을 넘어선 권한을 행사한다는 야당의 비판이 거셌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민심을 읽을 지표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분석했다. 탄핵 정국이 시작된 9월22일부터 12월13일까지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관련 기사 454개에 달린 3만45개 댓글을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은 유재명 퀀트랩 대표가 맡았다. 탄핵소추안 통과 결정 전후인 12월7일부터 13일까지를 집중 분석해 ‘황교안의 일주일’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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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고정 이미지’는 역시 보수적 검사였다. ‘황교안, 총리, 대통령, 사람, 국민’ 같은 일반적인 단어를 빼고 특징적 단어를 보면 ‘보수’ 6위(116회), ‘빨갱이’ 14위(54회), ‘검사’ 19위(41회) 등이었다.

댓글 단어 관계망은 단어 사이 연결고리를 보여주는데, 단어와 단어가 가깝고, 연결된 선의 굵기가 굵을수록 연관도가 크다. 언급 횟수가 많을수록 단어에 표시된 점의 크기도 커진다. 12월7일 댓글 단어의 관계망(그림1)에서도 황교안 권한대행의 이미지가 확인된다.

연관도가 가장 높았던 단어는 ‘기름-장어’ ‘검사-공안’ 순서였다. 연관도 10위 안에 든 말은 ‘통진당’ ‘해산’ ‘세력’ 같은 말은 그의 이미지가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으로 강하게 각인돼 있음을 보여준다. ‘빨갱이-북한’ ‘통진당-해산’이 연관도 4~5위를 차지해, 그가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킨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업무를 시작한 이후인 12월13일의 댓글 단어 관계망은 이전에 비해 단순해졌다(그림2). 중복 언급된 단어가 많아지고 집중된 모양새를 보인다. 그만큼 그가 한 일에 대한 언급이 많아지고, 인식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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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 횟수로 보면 ‘대통령, 야당, 황교안’이 많지만, 특징적 단어로 ‘권한’(5위·1965회), ‘알바’(11위·816회), ‘댓글’(12위·771회) 등이 눈에 띈다. 단어 관계도에서도 ‘박사모-일베’(2위), ‘댓글-부대’(3위) 등이 강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날 황 권한대행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학계·언론계 원로들을 만났다. 김대중 고문, 남시욱 전 사장,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등 만난 원로가 보수 편향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그의 행보에 대한 논란이 더 뜨거워졌다. 탄핵 정국 시기의 댓글과 다른 보수적 댓글, 권한대행에 우호적인 댓글이 나타나 반전 작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인식이 퍼졌고 그만큼 ‘댓글 전쟁’도 달아올랐다.

“박사모 일베 알바들 얼마나 할 짓이 없으면 댓글 달고 찡찡거리냐” “황교안 밀어주기 댓글 알바에 돈 쓰는 거 낭비임” 같은 댓글이 있는 반면, “저는 박사모 문사모 반사모도 아닌데요. 오늘부터 황사모 하려고요. 국민들이 니들 생각과 다르면 다 알바인 줄 아냐? 나 일베도 좌익도 아니거든?” “야당 좀비들이 촛불도 알바 박사모 일베랍니다” 같은 응답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흉내’ 연관도(13위)도 “권한대행이 대통령 흉내 내지 말라” 같은 경계뿐 아니라 “황 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 만들어준 사람들이 대통령 흉내 내지 말라고 으름장 놓다니” 같은 옹호글이 많다.

시간의 간격을 넓혀보면 특징이 더욱 뚜렷이 보인다. 9월의 댓글 단어 연결망은 의미의 연결이 어려울 만큼 분산적이었다(그림3). 12월의 연결망은 대표적 단어를 중심으로 뚜렷한 관계를 형성한다. 10월, 11월을 지나면서 ‘총리’ ‘황교안’ 같은 단어가 자주 나타나고, 12월에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황교안’(1위·6259회)에 이어 ‘대통령’(2위·6040회)이었다. 이 단어들을 중심으로 연결망이 형성되는 가운데 ‘대선’ ‘대권후보’ 같은 단어가 나타나 인식의 외곽을 떠돈다. 그렇게 황교안 권한대행은 정국의 변수로 떠올랐다. 21세기 보수우파의 작전은 대개 댓글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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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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