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6일 충북 제천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하 세저리) 4층 원장실에 들어서자 한켠에 놓인 야전침대가 눈에 띄었다. “우리 스쿨이 학생들을 가정교사처럼 첨삭·피드백해주는 ‘튜터’제로 운영되다보니 학교에 24시간 머물러야 할 때가 많아서요.” 이봉수 원장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원장실 옆 장해랑 교수 연구실에 인사하러 들렀을 때, 한 학생이 한 팔 가득 들고 온 학생들의 노트 더미가 떠올랐다. “주말과 방학 때도 온라인 첨삭이나 특강을 합니다. 사실 교수들한테 희생을 많이 강요하는 시스템인데 한국 언론을 바로잡겠다는 소명의식으로 버티는 것 같습니다.”
정용일 기자
언론사들이 저널리즘의 표준을 제대로 지키고 언론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소명의식이 부족하니까 우선 회사 방침에 순종하는 기자들을 선호하는 것 같다. 하지만 고시형 공채나 도제식 교육은 우선 일 시키기에는 좋고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 데는 유리하지만 창의적인 일을 잘 못할 수도 있다. 우리 언론이 혁신을 잘 못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추천제가 가능하다. 언론사 입장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갈 수 있다. 학교는 계속 학생을 취업시켜야 하므로 시원찮은 학생은 추천할 수 없다. 베스트만 추천할 거다. 공채를 당장 없애긴 힘드니까 공채를 놔두고 투트랙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받은 학생들 티오(정원)를 반 정도 두고 공채 중간부터 투입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주례사식 찬양 일색일 뿐인 추천사에 익숙한 우리 풍토에서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사에 시원찮은 학생을 추천한 학교는 다음해에 추천자를 줄이는 형식으로 하면 어떨까.
현재 저널리즘 교육은 대학이든 아카데미든 글쓰기나 영상 다루는 테크닉을 가르치는 정도다. 우리 커리큘럼의 절반 이상은 인문·사회·교양 교육이다. 현직 언론인을 포함해 최고의 강사진 풀이 구성돼 있다. 역사의식, 비판의식, 윤리의식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면서도 를 통해 실무 경험을 탄탄하게 익힌다. 재능이 잠재돼 있으면서도 학벌의 벽에 막혀 좌절할 뻔한 학생들이 이 곳에 와서 꿈을 성취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학생이 숙식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또 학생 중 3분의 2는 등록금 40% 감면 장학생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내는 등록금의 3배쯤 비용이 들어가는 교육 서비스를 받고 있는 셈이다. 사실 매년 수억원의 적자가 나고 있다. 우리 스쿨의 딜레마는 이대로 가면 계속 적자가 나고 수지를 맞추기 위해 학생을 늘리면 소수 정예 교육이 안 된다는 점이다. 글쓰기 첨삭은 학생이 스무 명을 넘어서면 거의 불가능해진다. 학교 재단이 매우 튼튼하고 지역에서 최고 인재를 배출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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