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6·10 청와대 만인대회’가 열린 6월10일 밤 청와대 근처 삼청동에서 기습 시위를 벌인 시위자들이 빗속에서 진압 경찰과 등진 채 팔짱을 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6월10일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청와대 주변에 모인 시민 100여 명을 64배의 경찰이 진압(69명 연행)했다. 3~4명을 200여 명의 경찰이 둘러싸 ‘고착’시켰고, 청와대 인근 도로와 골목을 꽁꽁 틀어막았다. 택시를 세우거나 버스에 올라타 승객을 검문하기도 했다. 청와대 인근 61곳에 신고된 집회는 전날 모두 불허됐다. 이날 풍경은 상징적이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불러낸 첫 재판이 광주지방법원(동구 지산동) 201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진도실내체육관·팽목항→안산→KBS→청와대→국회로 넓어지던 ‘세월호의 현장’이 광주의 좁은 법정 안으로 들어간 날이다. 한 달 전(5월9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항의 방문했던 청와대 앞은 이날 ‘접근 불가의 땅’이 됐다.
6월11일 경남 밀양엔 경찰 2천여 명과 밀양시 직원 200여 명이 투입됐다. 2200여 명이 송전탑 공사를 막는 주민과 지원 온 시민 200여 명을 제압했다. 울부짖는 할머니·할아버지가 10배가 넘는 수의 경찰 손에 끌려나왔다. 세월호 참사로 공시 시기를 저울질하던 한국전력과 정부는 재판 시작 하루 만에 남은 농성장들을 모두 ‘정리’했다.
‘유병언 계엄령’이다. “이렇게 못 잡고 있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질책(6월10일)에 전 부처가 동원 가능한 모든 ‘물량’을 쏟아부었다. 밀항에 대비한 군대 투입까지 논의됐다. 경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 여성 신도 2명을 잡겠다며 금수원(경기도 안성)에 경력 6천여 명을 진입시켰다. 정문 앞을 지키던 구원파 신도 100여 명은 60배의 경찰 앞에서 저항 없이 길을 열었다. 헬리콥터와 물대포까지 배치한 체포 작전은 3천 배 우위의 화력을 낭비하고 실패했다. 다급해진 경찰청은 6월13일 150명 규모의 현 검거전담팀을 2455명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경찰은 안전행정부가 전국 48만 개 ‘반’에 요청해 열린 ‘유병언 체포 반상회’에도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유병언과의 전쟁’에 사활을 걸수록 세월호 참사의 책임은 유 전 회장에게 투사될 것이다.
‘세월호 투표’의 고비를 넘자마자 경찰은 6월10~11일 이틀 동안 1만4600여 명(①+②+③)의 경력을 움직였다. 이 수가 상대한 인원은 400여 명이다. 36배다. 압도적 힘의 차이에 걸맞은 단어는 ‘진압’ 혹은 ‘무능’이다. 극우 인사 문창극 전 주필의 국무총리 후보 지명도 진압의 추억을 호출한다. ‘김석기(전 서울지방경찰청장)를 살려야 한다’(2009년 2월3일 칼럼)는 그의 인식 속에서 용산 참사를 낳은 비정한 진압은 법치의 구현이었다. ‘눈물(5월19일 세월호 대국민 담화)의 정치’로 6·4 지방선거를 끝낸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에 더 이상 눈물은 없다. 다른 의견을 진압함으로써 난관을 돌파해온 예의 ‘힘의 정치’가 참혹의 현재를 과거로 밀어내며 세월호 정국을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돌파왕 박근혜’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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