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은 살아날 수 있을까. 6월4일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당 후보들은 물론, 새누리당 경선에서 홍준표(59) 지사와 맞대결을 펼칠 박완수(59·전 창원시장) 후보도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공약했다. 선거 과정이 진주의료원에 대한 ‘심폐소생술’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진주의료원의 운명도 크게 달라지게 됐다.
박 후보 “의사가 환자를 죽이는 것”
박완수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진주의료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홍 지사와의 대결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는 2월6일 후보 등록 뒤 진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바로잡아야 할 최우선 과제가 진주의료원 사태”라며 “진주의료원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의사가 환자를 죽이는 것”에 비유한다. “진주의료원을 폐원시켜놓고 적자와 강성노조를 내세우는 것은, 수단을 위해 목적을 없애는 것이다. 적자 문제와 강성노조는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도지사가 역량을 발휘해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 도민 의료기관을 폐원해야 할 이유는 아니다.”(2월15일 페이스북) 박 후보는 “홍 지사 자신은 정치적 이득을 취했을지 모르지만 서민층에서부터 정치권까지 큰 부담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대안으로 ‘경남행복의료원’ 설립을 공약했다. 현재 진주의료원 자리에 노인과 육아, 다문화가정, 전염병 관리, 낙후 지역 서민을 대상으로 한 산후조리원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공공의료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 쪽 관계자는 “폐업한 의료원을 재개원하는 것은 법이나 행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새로운 모델로 업그레이드된 공공의료기관을 신규 설립하겠다는 것”이라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정부·여당과 청와대가 반대한 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진주의료원을 방문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진주의료원 폐업에는 노조의 책임도 있다”며 노조와는 선을 긋고 있다.
반면 홍 지사는 “다 끝난 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이 박근혜 정부 공공기관 개혁의 모델이 됐다고 자평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강성 귀족노조가 놀이터로 점령한 곳이었다. 폐업한 뒤 7개월 동안 강성 귀족노조와 전쟁을 해서 이기는 것을 보고 정부가 코레일(철도노조)과 또 한판 한 것”(1월23일 MBC 라디오)이라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의 재개원 공약에 대해서는 “저의 반대표라도 자기한테 몰릴까 싶어서 하는 주장”이라며 ‘선거용’으로 치부했다. 홍 지사는 “박완수 전 시장이 통합진보당 경선하는 걸로 착각하고 있다. 야당 공약을 자기가 각을 세우려고 내는 건데, 경남이나 새누리당 사람들이 전혀 반기지 않는다”(2월27일 SBS 라디오)고 말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홍 지사가 다소 앞서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건물을 공공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의료원 시설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저소득층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 보건복지부는 터 매각이나 용도 변경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홍 지사는 자신의 공약이던 경남도청 제2청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홍 지사 쪽은 “당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했다는 건 오해다. 당·청에 폐업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했고, 기본적인 공감대를 갖고 추진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쪽은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데도 개발 공약을 앞세워 표를 모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의료원은 강성 귀족노조가 놀이터로 점령한 곳이었다. 폐업한 뒤 7개월 동안 강성 귀족노조와 전쟁을 해서 이기는 것을 보고 정부가 코레일과 또 한판 한 것.” -1월23일 MBC 라디오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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