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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오디션’ 국민투표 결과는요

서거 2주기 여론조사, ‘노무현 정신’ 구현 인물로 유시민(18.3%)에 이어 문재인·한명숙(11.1%)…본인은 정치참여 고사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선 출마시 지지 의향 22.5%
등록 2011-05-18 16:30 수정 2020-05-03 04:26
» 우리는 다시 ‘노무현’을 볼 수 있을까? 1990년 1월31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통일민주당 임시전당대회에서 정상구 당시 전당대회 의장이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3장 합당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하자, 노무현 당시 의원(가운데)이 김상현 당시 민주당 부총재(오른쪽 두번째)와 함께 일어나 이의를 밝히고 있다. 김종구씨 제공

» 우리는 다시 ‘노무현’을 볼 수 있을까? 1990년 1월31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열린 통일민주당 임시전당대회에서 정상구 당시 전당대회 의장이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3장 합당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하자, 노무현 당시 의원(가운데)이 김상현 당시 민주당 부총재(오른쪽 두번째)와 함께 일어나 이의를 밝히고 있다. 김종구씨 제공

5월23일. 그가 떠난 뒤 두 번째로 돌아오는 날이다. 2년 전 그날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운명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나의 실패가 여러분의 실패는 아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갈 길을 가야 한다”(, 학고재 펴냄)는 그의 당부는 남은 자들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과제가 됐다.

‘여러분의 갈 길’은 어디일까. 총선과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바로 지금, 이 말을 ‘정치인 노무현’이 남긴 것으로 보면 단기적인 답은 진보개혁 세력의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라고 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발전이 자신이 정치를 하는 목적이자 역사의 발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길을 앞장서 걸어가는, 혹은 걸어갈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 진보개혁 진영엔 여전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필적할 만한 인물이 없다. 절대 다수가 연대와 연합, 심지어 통합까지 주장하고 있지만 복잡하게 뒤얽힌 과거사·감정·이해관계 등의 문제를 조율하고 풀어갈 만한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세 면모 나눠가진 세 사람”

그래서 은 누가 그런 구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역사의 주체’인 시민들에게 물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맡겨 5월7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 전국 19살 이상 800명이 답했다. 신뢰도는 95%, 표본오차 ±3.5%포인트다.

“역사의 진보라고 할 때 그 진보의 개념을 가지고 얘길 한다면
‘민주주의가 진보다’, 지금 현재 민주주의는 아직 멀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진보는 계속돼야 한다,
그 주체는 누구인가? 시민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은 거죠.”

(, 동녘 펴냄)

‘노무현 정신’.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진보개혁 진영에선 누구든 ‘노무현 정신’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 진보, 깨어 있는 시민, 원칙과 상식, 사람 사는 세상, 지역주의 타파, 복지….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이야기의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노무현 정신’의 뜻은 그 색깔을 달리한다.

하지만 적어도 ‘노무현 정신’ 계승이 곧 ‘노무현의 적통’이라는 의미는 통용된다. 그래서 물었다. “누가 노무현 정신을 구현한다고 생각하십니까?” 1위는 18.3%를 얻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였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1.1%로 공동 2위였다(그림 참조). 응답자들은 이들의 어떤 면에서 ‘노무현 정신’을 엿본 것일까. 아니, 노무현의 어떤 면을 이들에게 투영하는 것일까.

친노 인사인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유 대표는 논리정연함과 언어표현력, 문 이사장은 진득함과 강단, 한 전 총리는 부드러움과 포용력이 장점이다. 세 사람이 노 전 대통령의 면모를 나눠갖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노 전 대통령의 여러 가지 특징을 이들 각자가 극대화해 거울처럼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5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서울 서초동 루미나리에 갤러리에서 열린 추모전시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왼쪽).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지난 4월2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걸어나오는 모습.

»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5월5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서울 서초동 루미나리에 갤러리에서 열린 추모전시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왼쪽).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지난 4월28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걸어나오는 모습.

노 전 대통령과 이들의 인연도 깊다.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했기에, ‘노무현 정신’ 계승자로 그를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백만 국민참여당 대변인은 “가까이서 본 두 분(노무현·유시민)은 정치적·정책적 DNA가 아주 흡사하다”고 했다.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도 그렇고, 복지 문제나 우리나라가 개방형 통상국가로 가야 한다는 생각은 일부러 맞추려고 해서 맞추는 게 아니라 생각의 뿌리가 같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는 참여정부에서 첫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사상 첫 여성 총리로 발탁됐다. 문 이사장은 청와대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참여정부 내내 노 전 대통령 곁을 지켰다. 이런 문 이사장에 대해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과) 세상 누구보다 서로의 영혼을 잘 아는 친구이자 동지”라고 평한다. 그런데 유 대표와 달리 한 전 총리와 문 이사장이 대중적으로 깊이 각인된 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다. 한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서 “대통령님이 언젠가 말씀하셨듯이,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십시오. 정치하지 마십시오. 또다시 ‘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마십시오”라는 조사로 수많은 사람의 심장을 눈물로 적셨다. 누구보다 황망했을 문 이사장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국민에게 알리고, 장례를 치렀다.

40~50대 문재인 선호 이유

이 설문에서 유 대표가 1위를 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오히려 흥미로운 대목은 그가 그렇게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는 데 비하면, 18.3%라는 수치는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아울러 정치인도 아니고, 언론 노출 빈도도 상대적으로 적은 문 이사장이 김두관 경남지사(4.9%), 이광재 전 강원지사(3.5%), 안희정 충남지사(2.9%) 등 친노 핵심 정치인들을 제치고 한 전 총리와 같은 11.1%를 얻었다는 사실은 주목을 요한다. 유 대표와 한 전 총리는 중요 선거에 후보로 나선 적이 있는 정당인이지만, 문 이사장은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시민’으로 그 처지가 다르다.

‘노무현 정신 구현’ 문항 응답 분포와 관련해 먼저 살펴볼 구석이 있다. ‘노무현 정신’ 구현 인물에 대한 평가가 세대별로 뚜렷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유 대표는 20대 이하에서 27.7%, 30대에서 25.8%를 얻어 청년층에서 다른 이들보다 10~20%포인트 앞섰다. 그런데 40대 이상으로 올라가면 유 대표와 문 이사장을 꼽은 사람의 비율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문 이사장이 조금 많이 나왔다. 40대에선 19.0%(유)-18.2%(문), 50대에선 10.7%-13.7%, 60대 이상에선 7.6%-7.3%가 나온 것이다. 한 전 총리는 30대(16.6%)와 50대(14.3%)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조사를 진행한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유 대표가 4·27 재보선 과정을 통해 상처를 많이 입었지만, 20~30대가 느끼는 호감은 견고하다. 하지만 40대 이상은 유 대표에게 거부감을 느낀다. 이 한계를 뛰어넘어 중·장년층에게 매력을 주는 사람이 문 이사장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20~30대에서 문 이사장을 꼽은 사람이 적은 건 거부감 탓이 아니라, 정치인으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문 이사장이 차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두관 지사 등보다 훨씬 높게 나온 것은 노 전 대통령에게 가졌던 기대감의 상당 부분이 그에게 쏠린다는 얘기다.”

또 하나 짚어볼 대목은 ‘노무현 정신’ 구현 인물이 없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도 48%나 됐다는 점이다. 몇 가지 풀이가 가능하다. 우선 응답자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층이나 보수층 등 노 전 대통령과 친노 진영에 호감도가 낮은 쪽에서 이렇게 답한 이들의 비율이 높다. 앞서 언급했듯 ‘노무현 정신’에 대해 ‘명확히 합의된 정의’가 없기 때문에 이 표현을 정치적 수사로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정치적 계승자를 둘러싼 논란 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친노 진영의 분열로 뚜렷한 구심점이라고 떠올릴 만한 인물이 마땅찮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치인들을 보면 대세에 편승해서, 즉 상황과 민심에 편승해서
표만 받으려는 사람이 있고 역사와 진보의 꼭 필요한 전선에 마주 서서
상황을 돌파하고 때로는 민심을 새롭게 일으켜서 이끌고 가려는,
그런 깃발을 세우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저는 적어도 지도자가 될 정치인이라면 후자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근데 이라크에 파병했죠. 그죠?
그것 말고도 국가적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말하는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한 게 있을 거예요.”

()

친노 핵심층 유시민 선호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둔 지난 5월1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러 온 추모객들의 모습.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둔 지난 5월1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러 온 추모객들의 모습.

어쨌거나 ‘노무현 정신’은 정치에서, 정확히는 선거에 뛰어들어 이긴 사람을 통해 실체를 인정받는다. 자산이든 부채든 이를 이어받아 성찰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현실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이 세 사람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는 인물은 누구일까. ‘차기 대권주자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서 유 대표는 5.3%, 한 전 총리는 3.4%, 문 이사장은 1.6%를 얻었다. 대선후보 적합도(지지도) 조사에 문 이사장을 포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파괴력 있는 결과를 보여주진 않았다. 1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41.5%였다.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선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4.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유 대표가 11.7%를 얻어 2위, 한 전 총리가 7.3%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문 이사장은 3.0%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6.7%)에 이어 5위로 나타났다. 특히 유 대표는 ‘역대 정부 가운데 노무현 정부가 가장 잘했다’고 평가한 층에선 자신의 평균 지지율의 2배 가까운 20.7%를 얻었다. 그만큼 친노 핵심 지지층에서 유 대표의 지분이 크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정치학)는 “4·27 김해 보궐선거에서 졌는데도 후원금이 더 모이는 것처럼 유 대표의 최대 강점은 충성도가 매우 높은 고정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표의 ‘확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 대표와 비교할 때 한 전 총리는 정반대”라며 “‘사회적 모성’을 연상시키는 온화한 이미지가 강점으로 확산성은 크지만, 돌파력·추진력이 부족해 열광적인 지지가 없다”고 말했다.

좀더 재밌는 현상은 ‘야권 단일후보로 두 번째로 적합한 사람’과 관련한 응답에서 발견됐다. 유 대표가 29.0%, 손 대표가 17.7%, 정 최고위원이 16.5%, 한 전 총리가 16.3%, 문 이사장이 11.6%를 얻었다. 1순위에서 손 대표를 선택한 사람의 39.8%가 유 대표를, 18.5%가 한 전 총리를, 18.0%가 정 최고위원을, 14.9%가 문 이사장을 선택한 결과다. 1순위에서 유 대표를 꼽은 경우엔 45.5%가 손 대표, 18.3%가 한 전 총리, 18.2%가 정 최고위원, 10.7%가 문 이사장을 2순위로 대답했다. 후보 적합도 조사는 실제로 선거에 나설 의사를 밝히고 있고, 대중적 인지도·지지도가 높은 쪽으로 응답이 쏠리게 마련이다. 일종의 ‘대체재’인 지지 순서에 따라 1·2순위를 나눠 묻자, 색깔이 다른 손 대표와 유 대표를 번갈아 응답한 이가 많은 건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유 대표가 1순위 때보다 2.5배, 한 전 총리가 2배가량 많은 지지를 얻은 것은 1위로 다른 이를 꼽았던 이들이 ‘전략적 선택’을 한 결과로 볼 수 있다.

2순위 문재인 지지가 말하는 기대감

하지만 문 이사장이 1순위에서보다 2순위에서 4배 가까이 많은 지지를 얻은 대목은 좀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문 이사장이 의식적으로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사정을 고려할 때, ‘야권 단일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보다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더 많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노 진영과 시민사회 일부에서 ‘문재인 대망론’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사실 문 이사장은 야권에서 볼 때 대단히 매력적인 존재다. 영남개혁 세력이라는 출신,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을 보좌한 경험, 의리 있고 진중한 이미지 등 좋은 조건을 두루 갖췄다. 한 친노 인사는 “‘문재인을 보면 노무현이 보인다’고 할 정도로 문 이사장은 원칙적이다. 동시에 뛰어난 균형감각도 갖고 있다. 그래서 야권 연대와 통합을 잘 이끌어낼 수 있고, 진보 정당에서도 거부감이 적다. 또한 지역주의의 벽이 아직 높은 현실에서 문 이사장이 부산·경남에서 나서면 진보개혁 진영이 내년 총선·대선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넘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 노무현 정신 구현 인물

» 노무현 정신 구현 인물

정치권과 시민들 사이에 온도차는 없을까? 여론조사에서 문 이사장과 관련해 ‘아는 사람으로 호감이 간다’고 답한 사람은 19.6%, ‘아는 사람이지만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은 20.5%였다. 인지도는 40%를 조금 넘지만, 호감층과 비호감층이 팽팽했다. ‘모르는 사람’이라는 답변은 56.1%였다. 다른 친노 인사들의 인지도가 60% 안팎인 데 비하면 문 이사장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호감층과 비호감층이 엇갈리는 건 전면에 나서는 정치 리더의 역할과 그가 가진 참모 이미지 사이의 괴리로 볼 수 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호감도도 대체로 높아진다.

문 이사장은 아직 자신이 직접 정치에 나서는 것에는 단호히 선을 긋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 조사에서 ‘문 이사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2.5%나 됐다. 특히 여론주도층인 40대에선 지지하겠다는 응답자가 30.4%,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선 40.0%였다. 정치적 의미가 간단치 않은 수치다. 윤희웅 실장은 “대선 출마시 지지 의향은 그 대상이 권력 의지를 얼마나 드러내고 응답자들이 이를 얼마나 인식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런데 출마 의사가 없다는 문 이사장에게 이런 반응을 보인 건 문 이사장의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고성국 박사도 “문 이사장은 약점이 거의 없다. 심지어 특전사 공수부대 출신이어서 보수 세력이 ‘색깔론’ 공격을 펼치기조차 쉽지 않다”며 “직접 정치에 나선다면 충성도·확산성이 모두 높은 지지층을 끌어들일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정치 리더로 검증 안 돼”

반면에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문 이사장은 인간적인 의리나 일관된 처신 때문에 평가받는 것일 뿐, 정치적 리더로서 평가 대상이 된 적은 없다. 아직은 노 전 대통령과 ‘세트’를 이루는 ‘문재인’이지, 독자적으로 자기 영역을 갖고 정치를 하는 ‘문재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문 이사장이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친노 진영의 한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을 계승하고 극복하는 것이 친노라면, 지금의 진보개혁 진영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무현의 ‘성공과 좌절’을 넘어서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통합과 연대를 이뤄낼 사람이 중요하다.” 그 사람이 누굴까?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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