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과도한 노조할당 정치’에 비판 목소리… 비정규직 노동자 이해 반영될 통로는 적어
▣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민주노동당에게 민주노총 문제가 고민거리다. ‘노동 악재’가 터질 때마다 민주노동당까지 도매금으로 비판받으면서 정당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www.ksoi.org·소장 김헌태)의 격주 단위 여론조사 결과(그림)를 보면, 지난해 가을 공무원노조 파업, 올해 초 기아자동차노조 광주지부 사건 등이 당 지지율에 충격파를 던졌다.
‘사회적 교섭’ 문제엔 판단 유보
그럼에도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문제가 나올 때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 사건 때는 김배곤 당 부대변인 이름으로 ‘노조 비리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과도한 매도를 경계한다’는 톤으로 논평을 냈는데, 이를 두고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 폭력 사태에는 모처럼 과감하게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그러나 폭력 사태의 핵심 쟁점인 ‘사회적 교섭’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현실론을 들어 ‘정책적 판단’을 유보했다.
민주노동당 사람들이 거론하는 ‘현실론’은 민주노총과의 관계가 불가분이라는 점이다. 한 최고위원은 “민주노총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는 사회적 교섭 문제를 당이 논의하면, 민주노총 싸움이 곧바로 당내 정파싸움으로 번진다”고 말했다. 당의 주요 축인 단병호·심상정 의원 등이 ‘현 단계에서 사회적 교섭 불가론’을 견지하는 민주노총 중앙파와 호흡을 함께하는 점을 생각하면 그도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파 대립 이상의 좀더 근본적 문제도 도사린 것 같다. 김혜경 당 대표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19조~26조원의 국채를 발행하자”고 제안했다. 82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당의 무게중심을 잔뜩 실은 것이다.
그러나 정작 당 차원에선 비정규직 철폐 운동본부를 당 기구로 설치하자는 제안이 아직도 집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최고위원회에서 원칙적 동의가 이뤄졌으나 정작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문제에 이르러선 결정이 쉬이 내려지지 않는 것이다. “말로는 비정규직을 위하되 행동은 따르지 않는다”고 비판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의 김윤철 연구기획실장은 이를 두고 “‘국민을 향한 정치’보다는 과도한 ‘노조할당 정치’가 더 힘을 쓰는 탓”이라고 진단했다. 이를테면 민주노동당은 현재 당헌당규상 대의원의 28%를 노동 부문에 할당하고 있다. 그런데 노동 할당은 곧바로 민주노총 할당으로, 민주노총 할당은 곧바로 대기업 노조 중심으로 쏠려버리는 구조적 문제가 깔린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820만명에 이르러도 이들의 요구가 당에 반영될 제도적 통로는 적은 반면에, ‘대공장 노조 이기주의’가 당 노선에 투영될 여지가 제법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노조와 당의 관계 △할당정치의 폐해 극복 등을 포함한 ‘대안정당 모델’을 연구해 4월14일께 발표할 계획이다.
당의 활동 기풍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규엽 최고위원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폭력 사태도 문제지만 사태를 초래한 사회적 교섭 문제에 대해서도 당이 본격적으로 논의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그래야 당이 노동조합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지도하는 본연의 자리에 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1월3일 최고위원회의). 그러나 이 자리에서 다른 참석자들은 “아이구, 민주노총한테 지도받지나 않으면 다행이지…”라며 ‘현실론’을 토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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