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 박근혜 2 · 3위 이어 추미애 9위… 세대 · 지역 · 지지정당별로 지지기반 뚜렷하게 갈려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여성 대통령’은 더 이상 꿈의 영역이나 선술집의 술안주 거리로 오르내릴 화두가 아닌 듯하다. 적어도 의 대중적 지지도 조사 결과를 놓고 본다면 이런 성급한 추론을 피할 이유가 없다.
31명의 조사 대상 후보군 가운데 강금실 전 법무장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유력한 남성 정치인들을 제치고 종합순위 2, 3위를 차지했고, 4·15 총선에서 낙선해 현재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에서 유학 중인 추미애 전 의원도 9위에 올랐다. ‘여성 정치 지도자 3인방’이 유력한 남성 정치인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정치적 밑천을 갖고 있는 게 확인된 만큼, 적어도 차기 대통령 경쟁에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가능하다.
그렇다면, 여성 3인방의 정치적 밑천에는 어떤 차별성이 있을까. 이번 조사에서 이들의 지지기반이 세대별, 지역별, 지지정당별로 뚜렷하게 갈리는 경향이 확인됐다.
강금실 30~40대, 박근혜 50~60대서 인기
강금실 전 장관은 세대별로는 30~40대,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호남권 유권자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감도 조사에서 40대 응답자 가운데 51.5%, 30대 응답자의 50.8%가 강 전 장관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능력평가도 40대(59.5%)와 30대(53.5)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수가 강 전 장관이 ‘능력 있다’고 호평했다. 20대와 50대에서도 40%대 초반의 호감도와 45% 안팎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60대 이상은 27.2%만이 강 장관을 좋아한다고 답해 결정적 취약층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볼 때 수도권(48.9%)과 호남권(52%) 유권자가, 지지정당별로는 열린우리당 지지자(56.3%)와 민주노동당 지지자(57.7%)들이 강 전 장관에게 호감을 나타냈다. 능력평가도 이런 경향이 뚜렷했다. 이런 결과는 노무현 정권 창출의 핵심 지지기반이었던 서울·경기와 호남의 30~40대 유권자들이 강 장관에게 강하게 끌리고 있다는 징표로, 이들이 여권의 새로운 대안으로 강 전 장관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론도 가능하다.
박근혜 대표는 강 전 장관과 대척점에 서 있다. 박 대표는 일단 50~60대, 특히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과 충청권 유권자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감도에서 50대와 60대 응답자의 67.7%, 65.0%가 ‘좋아한다’고 답했고, ‘유능하다’는 평가도 50대(58.2%)와 60(60.6%)가 압도적이었다. 40대에서도 호감도 53.6%, 능력 49.1%로 비교적 선방했다. 그러나 20~30대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정당별 편중도 뚜렷했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80.7%가 호감을 표시하고, 73.1%가 능력 있다는 평가를 내린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의 긍정적 평가는 30% 수준에 머물렀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 그대로 박근혜 대표에게 투영되고 있는 셈이다.
추미애 전 의원은 두 사람의 틈새를 밑천 삼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 전 의원에 대한 호감도, 능력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응답한 세대는 30대와 50대였고, 지역별로는 호남이 강세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60.8%가 ‘좋아한다’고 답했고, ‘유능하다’는 응답도 64.7%에 이르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남성이 더 호평한 ‘추미애 능력’
한편, 여성 3인방에 대한 성별 지지 성향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확인됐다. ‘부드러움’을 강조해온 강 전 장관과 박 대표는 남성보다 여성 응답자들이 후한 점수를 줬다. 반면 ‘추다르크’로 불리며 여성대표로 분류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온 추 전 의원은 남성들이 여성보다 그의 능력을 호평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앤폴의 조용휴 대표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세 사람이 그동안 여성 정치인을 대표하는 ‘트로이카’로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독자적인 정치 기반을 확보해온 결과로 해석된다”며 “이미지 정치에 성공한 사람들이 실제 선거전에서도 유리한 경우가 있는 만큼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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