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를 머리에 묶는 이유는…
정혜신(‘마음과 마음’ 원장)
남자들은 감정 표현을 잘할 줄 모른다. 어느 정도냐면 상담을 하다가 어떤 지점에서 “그때 느낌이 어땠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한다. 그리고 “내 생각에는…”이라는 식으로 그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감정을 드러내기 싫어하며 감정 기능을 믿지 않으며 감정의 효용성을 무시한다. 그래서 “울면 뭐가 해결되느냐”는 태도가 많다. 긴장을 풀고 우는 데 걸리는 시간도 여자에 비해 대여섯배 정도 된다.
우는 과정을 통해서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의 처지에 대한 현실인식을 하면 좋은데 그것이 안 되니까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노래방에 가서 그냥 놀아도 좋은데 꼭 넥타이를 머리에 묶거나 허리띠를 입에 문다. 그러다보면 자존감은 지키지만 진정으로 감정을 발산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더 개운하지 않고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한다. 극단적 절제와 극단적 폭발을 왔다갔다하는 셈이다.
영화 <반칙왕>을 보라. 낮에 좌절하고 상처받고 뜻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까 밤에 전혀 다른 형태로 발산하는 것 아닌가. 분노와 억제가 많을수록 공격성은 더욱 커진다. 극단적으로 괴로울 때 죽고 싶을 만큼 고통을 겪는 남자들은 여자친구를 만나기를 원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아는 것이다. 평생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눈물을 받아줄 수 있는 여자가 필요하다.
눈물은 ‘사정’과도 같은 것
김병후(김병후 신경정신과 원장)
남자들이 눈물을 보이려 하지 않는 것은 약한 남자는 암컷을 얻지 못한다는 생물학적인 이유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수컷이 약하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는 것은 일종의 거세당하는 것과 같다는 게 심리학적 분석이다. 경쟁자가 내 약점을 알면 안 된다는 본능도 있다. 정신과를 찾는 남자들을 보면 무척 슬픈 상황인데도 “하나도 안 슬프고 다만 상황이 너무 억울하니까 사고칠 것 같아서 왔다”고 우긴다. 그래놓고는 가출을 한다. 왜 슬프지 않은데 가출을 하는가.
그래서 남자의 눈물은 더 슬프다. 여자들은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때문에 꺽꺽거리면서 우는 데 비해 남자들은 노출을 안 시키려고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지른다. 잘 울던 환자도 “더 우십시오” 하면 그쳐버린다. 그러나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그동안에 있었던 쌓인 감정이 한꺼번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남자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섹스할 때 ‘사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성적인 욕구가 일어났어도 그 갈망이 사정 뒤에는 사라진다. 울기 전까지의 부정적인 감정과 억울함 등은 한번 울면 다 사정하는 것처럼 배출된다.
요즘 여자들은 우는 남자들을 싫어하지 않는다. 감정에 솔직한 남자들을 원한다. 보수적이고 마초적인 남자는 싫어한다. 그런데 문제는 남자들이 여전히 ‘영화에서는 그렇게 표현되더라도 내 애인은, 내 아내는 그렇지 않을 거야’ 하고 생각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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