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배우 만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는 영화기자가 그 행복한 만남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월급이란 아무리 알량해도 위대한 것일 텐데, 5년 기자생활을 청산하고 프리랜서 기자,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진행 등 거친 생활전선에 뛰어든 백은하(30)씨. (해나무 펴냄)에는 제목대로 ‘우리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배우 20명의 인물론이 담겨 있다.
그가 책을 낸 ‘거창한 이유’는 이렇다. “우리 한국 배우들만 모아서 책을 쓸 만큼 ‘배우풀’이 깊고 넓어졌다. 연극하던 사람들, TV에 있던 노장들이 스크린 앞에 나오고, 류승범·배두나 등 학원에서 연기를 배우지 않고 삶 자체를 연기로 하는 배우들도 출현했다.” 좀더 ‘단순한 이유’는 그동안 만났던 배우들을 묵혀두기 아까웠기 때문이다. 처음엔 쉽게 생각했지만, 에서 한 인터뷰를 살릴 수 없어, 전부 다시 인터뷰를 해야 했다. 배우란 늘 변하기 마련이니까.
백씨에게 가장 재미있는 배우는 윤여정씨 등 나이 든 배우다. 평생 그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라서 작품 몇개가 아니라 배우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줄 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애들이라도” 할 수 없는 얘기들. 그것은 늘 다른 사람을 연기해야 하는 인생의 사연들이다. 그가 배우들을 만날 때마다 놀라는 것은 “외롭다”는 고백이다. 저 화려한 설경구도 전도연도 류승범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동력으로 연기를 하는 것 같다.”
백씨는 곧 뉴욕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어디든 외국에서 일년 동안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낮에는 특이하게도 ‘네일아트숍’에서 ‘손톱질’(?)을 하고 여가 시간에 영화도 보고, 돈이 모이면 남미 여행도 가볼 생각이라고(솔직히 말하면 ‘네일아트숍’ 건은 오프 더 레코드라고 했지만 기자가 우겼다). 장기적인 전망은 물론 배우 인터뷰 전문 기자다. 첫술에 배부르려고 자극적인 질문을 하는 기자가 될 생각은 없다. “그 사람들과 정말정말 편하게 얘기하는, 그들과 같이 늙어가는 기자”가 된다니, 쓰는 기자, 부러워 죽겠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 여인형 “윤, 계엄 사흘 전 국회에 격노…작년부터 언급”
총리실 “거부권 행사가 탄핵 사유? 어느 헌법, 법률에 있나”
[속보] 검찰, ‘계엄 체포조 지원’ 혐의 경찰 국수본 압수수색
‘쌍방울 대북송금’ 이화영 일부 감형…항소심서 징역 7년8개월
윤석열 ‘수취 거부’ 버티기에…헌재, 23일 ‘송달 간주’ 최종 결정
[속보] 남영진 전 KBS 이사장, 윤석열 상대 해임취소 소송 승소
[영상] 김문수, “내란공범” 외친 시민 빤히 보면서 “경찰 불러”
“닥쳐라” 김용원이 또…기자 퇴장시킨 뒤 인권위원에 막말
석동현 “윤, 체포의 ‘체’ 자도 안 꺼내”…지휘관들 증언과 배치
[단독] 침탈 현장도 ‘계엄’ 해제한 의사봉도…국회 ‘내란의 밤’ 보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