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원장
일부 유전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병은 유전되지 않는다. 암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질병은 그 자체는 유전이 되지 않는다. 다만 부모가 그런 병을 갖고 있다면 자손들이 같은 병에 걸릴 소질이 유전될 수 있다. 같은 악조건에 부닥쳤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그 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부모님이 건강하다고 해서 건강 자체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의 소질이 유전될 수 있을 뿐이다. 여기에서도 부계보다 모계의 유전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어머니가 건강하게 장수했다면 자손들도 장수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는 많이 발표됐다.
우리 몸은 60조의 인구를 거느린 거대한 나라처럼 생겼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가 세포인데, 우리 몸은 60조가량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국민 하나하나가 건강하고, 가정 하나하나가 안정되면 나라 전체가 튼튼하듯이,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하면 몸 전체는 자연히 건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하나하나의 세포가 건강하려면 각 세포의 에너지가 왕성해야 한다. 그 작은 세포 속에는 예외 없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공장이 3, 4개씩 들어 있다. 이 세포 속의 에너지 공장을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라고 한다. 좀 생소한 단어지만 의학 용어이기 때문에 다른 번역어가 없다.
미토콘드리아는 주로 포도당을 연료로 에너지를 생산한다(때로는 단백질이나 지방질을 연료로 사용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마치 화력 발전소 같은 구실을 한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이 왕성하면 에너지 생산 효율이 높아진다. 에너지 생산 효율이 낮으면 산소를 완전히 연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해로운 유해산소가 생기기도 한다. 유해산소는 ‘자유기’(自由基·free radical) 상태에 있는 활성화 산소로서 형성 즉시 주위의 조직, 즉 세포핵·세포막 등과 결합해 기능을 손상시킨다. 미토콘드리아의 효율이 높으면 유해산소도 적다. 미토콘드리아가 튼실하면 노화가 천천히 진행되며 성인병도 적게 발생한다.
그런데 세포핵 속의 유전인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전인자를 반반씩 가지고 있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는 기능을 결정하는 유전인자를 세포핵 속의 유전인자와는 별도로 가지고 있다. 이 미토콘드리아 유전인자는 어머니로부터 전수된다. 장수하는 어머니는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어머니에게만 있는 유전인자를 자식에게 건네주니까 어머니가 장수해야 자식이 장수한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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