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에 가끔씩 ‘퍼센트 포인트’란 말이 나온다. “퍼센트면 퍼센트지, 퍼센트 포인트는 뭘까?”라는 의문이 따라나온다. 조금 생각해보면 곧 알 수 있을 것 같아 잠시 생각해본다. 그러나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원하는 답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학교의 교과과정에는 퍼센트의 개념만 나온다. 그러니 애꿎은 기억력만 탓할 필요는 없다. 어쨌거나 먼저 한마디로 말하자면 퍼센트는 ‘비율’ 또는 ‘변화율’이다. 그리고 퍼센트 포인트는 ‘퍼센트로 나타낸 양의 변화량’이다.
비율 또는 변화율을 나타내려면 ‘대상’과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대상/기준’을 계산해 그 값으로 삼는다. 예를 들면 야구의 타자가 9타수에 3안타를 치면 그의 ‘타율’은 “3/9=0.333…”이다. 다만 퍼센트의 경우 기준을 항상 100으로 잡는다. 100을 영어로는 ‘헌드러드’(hundred)라고 하지만 ‘센트’(cent)라는 것도 있다(미국 돈 1달러는 100센트라는 점을 연상하면 쉽다). 그리고 ‘/’는 영어로 ‘퍼’(per)라고 한다. 따라서 ‘퍼’와 ‘센트’를 결합하면 ‘/100’으로, ‘100을 기준으로 한 값’이란 뜻이 된다. 실제로 퍼센트의 기호 ‘%’는 ‘/100’을 약간 변형해서 만들었다.
퍼센트 포인트라는 말이 자주 쓰이면서 우리 일상생활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는 ‘물가 상승률’이 있다. 예를 들어 2000년 말보다 2001년 말의 물가가 5% 올랐다고 하자. 또 2002년 말에는 2001년 말보다 6% 올랐다고 하자. 여기의 5%와 6%가 바로 ‘물가 상승률’이다. 그런데 2002년의 물가 상승률은 2001년의 물가 상승률보다 수치상으로 1만큼 크다. 바로 이 ‘1만큼의 차이’를 말할 때 ‘퍼센트 포인트’를 써서 나타낸다. 즉 “2002년의 물가 상승률은 2001년의 물가 상승률보다 1퍼센트 포인트 올랐다”라고 말한다. 참고적으로 ‘퍼센트 포인트’의 정확한 영어 표현은 ‘퍼센티지 포인트’(percentage point)다. 우리는 우리의 편의상 약간 고쳐서 퍼센트 포인트라고 부르고 있다.
한편 ‘포인트’란 말도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점·점수·위치란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퍼센트가 아닌 숫자로 나타낸 양의 변화량’을 말할 때 쓰인다. 좋은 예로는 ‘종합주가지수’가 있다. 예를 들어 이 지수가 700에서 800으로 오르면 “종합주가지수가 100포인트 올랐다”고 말한다. 요컨대 “‘변화’와 관련지어 말할 때는 ‘포인트=변화량’으로 본다”라고 새겨두면 된다. 따라서 ‘%로 나타내진 변화’와 관련지어 말할 때는 해당 변화량에 대하여 당연히 ‘퍼센트 포인트’란 말을 쓰게 된다.
‘변화’라는 관념은 매우 중요하다. 자연과학은 물론 인생 전체, 나아가 그보다 훨씬 넓은 분야에서 생각해보더라도 이보다 더 중요한 관념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화학’이란 학문은 말 그대로 풀이하면 ‘변화에 관한 학문’이다. 그러나 위 취지에 따라 생각해보면 모든 학문이 다 화학이다. 수학에서 가장 유용한 도구로 쓰이는 ‘미분’도 그 본질은 ‘변화율’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만물은 유전한다”는 말만이 ‘불변’의 진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퍼센트 포인트’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넓은 분야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를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순천대학교 교수·이론화학 jsg@sunchon.sun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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