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란국죽 네 가지 식물이 한꺼번에 ‘사군자’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중국 명나라 때부터지만, 사실 이들이 사랑을 받은 것은 한참 이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사군자는 일찍부터 그림의 주요한 소재로 쓰이면서 충성과 절개, 지조와 같은 정신적 가치를 상징해왔다.
기본적으로 사군자가 매란국죽의 순서를 갖게 된 것은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 순서에 맞춘 것이다. 매화는 이른 봄 추위 속에서 꽃을 피우고, 난초는 깊고 은은한 향기가 단아하며, 국화는 찬 서리를 마다 않고 늦게까지 꽃을 피우고, 대나무는 겨울에도 푸른 잎이 그대로라는 점에서 이런 순서가 생겼다. 또한 매화는 인자함, 국화는 의로움, 난초는 예, 대나무는 슬기로움을 상징한다.
사군자의 이런 기본 성질은 곧 사대부들이 흠모하는 덕목으로 이어진다. 가령 국화를 그린 그림에는 국화란 소재 자체를 골랐다는 점이 이미 국화가 늦게까지 혼자 남아 꽃을 피우는 절개 즉 ‘오상고절’(傲霜孤節)을 상징하며, 국화를 그린 이는 국화의 이런 덕목을 닮고자 하는 자세가 기본을 깔려 있음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서 그림을 봐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고사들을 알고 그림을 보는 것도 필수적이다. 매화의 경우 중국 북송 때의 시인 임포가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아 살았다는 고사가 전해지면서 선인들의 벗으로 더욱 사랑받게 됐다. 난초는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시에 등장할 때 이미 충절을 상징하는 소재로 쓰였고 이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국화가 동양문화권에서 사랑받게 된 것은 도연명이란 숨은 은자의 대명사로 쓰이면서부터. 이후 국화는 곧 지조와 은거를 상징한다. 대나무 역시 중국 최고의 고전 가운데 하나인 <시경>에서 국왕의 덕망을 비유하는 소재로 쓰였고, 무엇보다도 대나무숲에 들어가 평생 은거한 죽림칠현의 고사를 통해 군자들의 상징이 됐다. 그래서 양명학을 세운 왕양명은 대나무를 격물의 대상으로 삼았고, 명필 왕희지의 아들 왕휘지는 “대나무 없이는 하루도 살 수가 없다”고 했을 만큼 대나무를 사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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