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레가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1999년 가을부터 진행된 의 베트남 캠페인이었다. 당시 기사들이 호치민의 일간신문 등에 인용 보도되면서, 그는 이전까지 단 한번도 관심을 두지 않던 한국인들에게 주목한다. 특히 그의 관심은 에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르포를 썼던 구수정 전문위원을 향한다. 2000년 8월 제작이 완료된 다큐멘터리 은 구수정씨를 주인공으로, 베트남 진료봉사에 나선 건치 소속 치과의사들과 시민활동가들의 사죄 노력을 담았다. 이 작품은 그해 베트남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문 최우수감독상을 받았다.

반레는 1982년부터 베트남 국립해방영화사의 시나리오작가 겸 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1970년 군 문예잡지에 시를 싣기 시작한 이래 1천편의 시를 썼다고 한다. 22권의 시집과 10권의 소설집을 냈고, 20편이 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었다. 대부분 전쟁의 아픔을 묘사한 작품들이다. 많이 알려진 얘기지만, 북부 닌빈에서 태어난 그는 1966년 고교 졸업과 동시에 자원입대했다. 호치민 루트를 타고 내려와 사이공(현 호치민) 남부에서 게릴라로 10년간 미군과 싸웠다. 전쟁이 끝난 1975년, 함께 입대한 300명 중 살아남은 이는 그를 포함해 5명뿐이었다. 본명이 레 치 투이인 그는, 시인을 꿈꾸다 전사하고 만 친구의 이름 ‘반레’를 필명으로 삼았다.
반레의 명성이 더욱 알려지게 된 데는 소설가 방현석씨의 중편소설 이 큰 몫을 했다. 이 소설은 2002년 겨울호에 발표됐다. 2001년 가을 그는 베트남전 영화 의 현지 촬영 준비를 위해, 베트남어에 능통한 의 구수정 전문위원, 반레와 함께 2주 동안 합숙하며 시나리오 번역과 감수작업을 했다. 은 그 과정을 토대로 만들어진, 19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의 후일담 소설이다. 기자는 이 소설의 주인공 ‘재우’에게서 구수정과 방현석 두 인물의 그림자를 보았다. 반레는 상처받은 한국의 민주화운동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로 그려졌다. 방현석씨는 이 소설로 올해 5월 제11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에 이어, 얼마 전 제3회 황순원문학상의 영광까지 안았다. 10월2일 황순원문학상 시상식장에서 그는 “상상력의 신기루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나의 친구 반레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글 · 사진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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