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3월31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2~3주 내 종료하고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란과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군사 목표 달성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힌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 역시 미국이 아닌 각국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해협 이용국들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3월3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이후 질의응답에서 “우리는 매우 곧 떠날 것”이라며 “2주, 어쩌면 3주 안에 전쟁을 마무리하고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 여부는 상관없다”며 “이란이 오랜 기간 석기시대로 돌아가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되면 떠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성과를 강조하며 사실상 정권 교체까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의 정권을 무너뜨리고 또 다른 정권도 제거했다”며 “지금은 훨씬 더 합리적이고 대화가 가능한 새로운 지도부와 상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권 교체는 애초 목표는 아니었고, 핵무기 보유를 막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의 군사 능력도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해군도, 육군도, 공군도, 통신체계도, 방공망도 없다”며 “지도부도 제거됐다. 우리가 가한 타격으로 최소 15~20년은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란이 가진 모든 것을 완전히 제거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전쟁 여파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하는 등 경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란을 떠나는 것뿐이며, 그러면 (가격이)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대해 “우리는 그 해협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중국이 와서 아름다운 배에 연료를 채우고 떠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해협에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가 아니라 그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뢰 하나를 물에 떨어뜨리거나 해안에서 소형 미사일을 쏘는 정도의 위협은 대규모 군사작전이 필요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그런 문제는 프랑스든 오스트레일리아든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 책임을 원유 수입국과 동맹국들에 넘기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란이 나보다 더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전쟁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중동 지역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조기 철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걸프 동맹국은 이란에 대한 폭격을 계속해 역내 미사일·드론 위협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며 미국에 ‘끝까지 해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미국)=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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