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전 나흘째인 2025년 1월22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린 가족의 주검이 수습되는 동안 한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5년 1월19일 오전 11시15분(현지시각)께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총성이 멈췄다. 470일 간 일상이었던 죽음의 그림자도 잠시 물러났다.
3단계로 나눠진 휴전의 1단계 42일(6주)의 첫째날, 가자지구에 붙들려 있던 이스라엘 여성 3명이 풀려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이스라엘 당국에게 인도됐다. 이어 이스라엘 구금시설에 갇혀 있던 여성 69명과 어린이 21명 등 팔레스타인 주민 90명이 풀려났다. 언제든 깨질 수 있는 불안한 평화의 시작이다.
공습이 잦아들자, 사람들은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린 가족부터 찾아 나섰다. 이미 숨졌음을 알면서도, 맨손을 굴착기처럼 부렸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월23일 “휴전 개시 이후 사흘만에 가자지구 전역에서 주검 212구를 수습했다”고 전했다. 전쟁은 잠시 멈춰섰지만, 실종자가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사망자 통계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가자의 슬픔도 그칠 줄 모른다.
가자지구 휴전 합의안이 발표된 1월15일 이후 팔레스타인 땅 요르단강 서안지구는 ‘제2의 가자’가 됐다. 휴전안에 반대하는 유대 정착민들은 1월19일 저녁 서안지구 라말라 진입로 차단을 시도했다. 구금시설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여성과 어린이 90명을 실은 적십자 버스는 1월20일 새벽 1시께에야 라말라에 도착했다. 유대 정착민들은 서안지구 3개 지역에서 밤새 차량과 가옥에 불을 지르며 무차별 폭력을 휘둘렀다. 1월21일엔 헬리콥터를 앞세운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 북부 제닌에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로이터 통신은 늦은 밤까지 이어진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세로 적어도 9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전쟁은 그칠 줄 모른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474일째를 맞은 2025년 1월22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4만7107명이 숨지고, 11만114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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