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사회의 대표적인 자유언론 … 각국 정부와 끊임없이 충돌하며 논쟁 촉발

아랍세계에는 아주 오래된 성역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아랍국가들에서 이슬람 지도자나 통치자, 왕실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오랫동안 금기시 돼왔다. 일부국가에서는 이런 성역을 건드리는 기사에 대한 사전 검열, 언론인 구속, 형사처벌, 테러 등이 왕왕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중동국가들의 언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쿠웨이트, 요르단 등이 언론활동이 부분적으로나마 자유로운 나라로 언급될 뿐 대부분의 나라들은 낙제점을 받고 있다.
민사소송, 지국 폐쇄, 외교관 소환…
그런데 최근 ‘국민의 알 권리’가 우선이냐, 국익의 수호가 우선이냐라는 해묵은 논쟁이 중동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그 논쟁의 한복판에 카타르의 위성 뉴스채널이 자리하고 있다. 이 위성 뉴스채널이 지금까지의 성역을 파고 들자 곳곳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사태를 보면 아랍세계에도 언론 자유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은 보도를 통해 쿠웨이트 국민의 자존심을 손상시킨 혐의가 인정되는 바 1만6400달러의 벌금형을 명한다.” 지난 4월14일 쿠웨이트 민사 법정은 자국민 22명이 에 제기한 민사 1차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하였다. 이번 소송의 단초가 된 것은 지난해 알자지이라 방송이 방영한 걸프전 관련 프로그램이다. 소송 당사자들은 당시 의 프로그램이 걸프전의 피해자인 자신들을 포함한 쿠웨이트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오히려 이라크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은 물론 쿠웨이트 반체제 인사들을 고무시키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한다.
카타르에 기반을 두고 24시간 방송되는 은 아랍세계의 대표적인 자유 언론이다. 방송은 지난 96년 현 통치자 셰이크 함마드 빈 칼리파 알사니가 집권한 직후 개국했다. 개국 때부터 아랍인들은 물론 아랍세계에 관심을 가진 많은 이들로부터 아랍세계의 정치·사회적인 이슈들을 과감하고 솔직하게 다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 ‘성역 깨기’는 아랍세계의 문제를 파헤치는 다큐멘타리와 반체제 인사나 망명자들까지 등장하여 생방송되는 토론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은 정규적으로 아랍국가들의 정치·사회·종교 현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 프로그램과 다큐멘타리를 내보내고 있다. 그 성역없는 접근 때문에 아랍 각국에서 이 받아온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종종 아랍국가의 지국이 폐쇄되거나 주재원이 추방되곤 했고, 심지어는 카타르에 파견돼 있던 외교관들이 소환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 모로코의 왕정을 다루면서 71년 추방된 군 당국자의 인터뷰 내용을 실어서 모로코 외교관이 소환되는 등 중요한 외교 현안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 외에도 주재국 정부와 사이에 충돌이 없었던 나라가 없을 정도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21일에는 이 방영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아라파트 진영을 자극해 보안요원들에 의해 지국이 폐쇄되었다가 이틀 뒤 다시 문을 열기도 했다. 문제가 된 것은 1982년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점령과 레바논 내전을 다룬 프로그램에서 아라파트의 초상화를 향해 신발을 들고 있는 반아라파트 레바논 시위대의 장면이 아라파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위성수신기 보급에 힘입어
이 수신이 쉽지 않은 위성 뉴스채널임에도 아랍세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은 중동지역에서 위성수신기가 늘어나고 네티즌 비율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통계수치가 없지만 위성수신기의 경우 두집 건너 한대 정도로 추산할 정도이다. 위성수신기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아랍 각국의 국민들이 자신들의 알 권리를 더욱 폭넓게 충족시키고 있다. 카타르 밖에서 쉴새없이 ‘왕따’당하기도 하는 의 가장 큰 후원자는 카타르 정부이고 왕실이다. 이 순수 민간방송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유 언론이라는 평가는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에 대한 아랍 각국 정부의 다양한 반응은 아랍세계의 언론상황을 측정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보인다.
암만=김동문 통신원 yahiya@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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