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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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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호를 읽고

등록 2014-08-22 17:18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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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보이콧, 널리 번졌으면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어린이들이 희생되었다. 그동안 팔레스타인에 너무 무관심했다. 표지이야기를 읽고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그곳 사람들을 생각하며 다짐했다. 이스라엘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기업의 제품을 보이콧하는 작은 실천을 하겠다고. 한국 기업도 팔레스타인 인종청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보이콧 운동이 당장 효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잊지 않겠다는 하나의 캠페인처럼 널리 번졌으면 좋겠다.

함규원 장애인 클럽 원정대?!

굵직한 기사가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장애인 클럽 원정대의 이야기였다. 장애인이 클럽을 간다니? 난생처음 듣는 얘기였다. 다녔던 대학의 한 단과대는 MT의 마지막 날 하는 공연에서 스탠딩을 허가할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방방 뛰며 즐기는 비장애인들을 보고 장애 학우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런 방식의 뒤틀린 배려와 정치적 올바름이 오히려 장애인을 소외시킬 수도 있다는 걸 잘 몰랐다. 장애인을 보호해야 할 열등한 대상으로 낮추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기사는 그들도 문화적 향유를 누리는 주체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기는 문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님을 보여줬다. 문화공간이 장애인에게 좀더 열린 곳이 되기를, 클럽 원정대가 탐험할 수 있는 클럽이 점점 많아지기를 응원한다.

이유심 치졸함 너머

대학에 들어가 얻은 자유 중 가장 좋았던 건 화장실에 갈 자유였다. 화장실 가고 싶으면 그냥 가면 됐다. 초등학생 때는 배변훈련을 이유로, 중·고등학생 때는 공부가 중요하니 화장실을 못 가고 나이 들어서는 효율성 때문에 생리적 욕구는 참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상헌의 理想한 경제학’에 나오는 화장실 안 가면 격려금 1달러 준다는 웃기고도 치졸한 상황은 우리가 일평생 화장실 갈 자유를 빼앗겨왔음을 상기시켰다. 이 자유를 얻기 위해 우리는 치졸함과 비열함 이상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이 어마어마한 통제가 정당한지 따져볼 수 있는 근거와 혜안을 제공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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