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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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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올림픽-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방에서 부활 노래 부른다

등록 2008-08-08 00:00 수정 2020-05-03 04:25

2008 베이징올림픽 종목별 배드민턴 Badminton 금메달 5개

가볍다. 그러나 빠르다. 구기 종목 가운데 공의 스피드가 가장 빠른 배드민턴은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과 무언가 통하는 스포츠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아테네올림픽까지 한국은 배드민턴에서 모두 14개의 메달(금5, 은6, 동3)을 수확했다.

그러나 시드니 대회를 빼고는 꼬박꼬박 금메달을 따내 한국이 올림픽 종합순위 10위권을 지켜오는 데 큰 힘이 되었던 효자 종목 배드민턴이 흔들리고 있다. 세대교체에 실패한 탓이다.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뒤 김동문, 하태권, 이동수, 유용수, 라경민 등 간판 선수들이 동반 은퇴했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그들의 영광을 지켜갈 후배들이 보이지 않는다. 아네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손승모 선수조차 부상으로 베이징행 티켓을 따지 못했다. 징조는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32년 만에 금을 따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배드민턴 세계 최강국인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서 싹쓸이를 꿈꾸고 있다. 남자 단식 린단, 여자 단식 시에싱팡은 부동의 1위다. 여자 복식에서도 양웨이-장지웬, 두징-유양, 웨이이리-장야웬 조가 나란히 1, 2, 3위를 지키고 있다.

다행히 한국은 혼합복식에서 희망을 찾았다. 수차례의 혼합 끝에 이용대-이효정, 한상훈-황유미로 최종 혼식조가 결정됐다. 국제대회 경험이 적다는 것은 단점이면서도 전력이 노출돼지 않았다는 장점도 있다.

남자 복식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정재성-이용대 조와 이재진-황지만 조가 메달에 도전한다. 정재성-이영대 조는 세계랭킹 1위인 인도네시아의 키도-세티아완 조, 2위인 중국의 카이윤-후하이펑 조를 이겨야 한다. 금메달을 획득하려면 대진운도 필요하다. 남자 단식에서는 한때 대표팀을 떠나 방황을 했던 이현일 선수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큰 키에서 나오는 강력한 스매싱이 일품인 박성환 선수는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겠다는 투지로 베이징 대회를 벼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인도네시아의 히다야트 타우픽이 ‘댕기열’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남자 단식 선수들이 메달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한다.

여자부에선 단식 전재연, 복식 이경원-이효정 조와 김민정-하정은 조 등 13명의 선수가 선배들의 영광을 지키기 위해 베이징에 출전한다.

남자 단식 박성환 “린단 나와”

박성환 선수의 세계랭킹은 11위, 린단은 세계 1위다. 박성환 선수는 지난 4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2008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랭킹 5위 인도네시아의 소니 쿤코로, 랭킹 4위인 중국의 첸진이 박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다. 박성환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최강 린단과 8강 진출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게 된다. 박성환과 린단의 전적은 3승2패. 박성환이 우위다. 그래서 박성환의 별명은 ‘린단 킬러’다. 린단은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 부담을 피할 수 없다. 박성환의 투지가 살아난다면 ‘배드민턴 남자 단식 최초의 금메달’이란 영예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

셔틀콕의 속도는 시속 330km

배드민턴이 가장 빠른 구기 종목이 될 수 있는 비밀은 셔틀콕에 있다. 셔틀콕은 반구형의 코르크에 16개 거위털이 꽂혀 있다. 무게는 5g. 그러나 스매싱 때 최고 순간 속도는 시속 330km에 이를 정도로 빠르다. 배드민턴 경기장의 길이는 최대 13.4m. 날아오는 셔틀콕을 받아치기 위해서는 웬만한 순발력과 감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사라지는 서브포인트

배구에 이어 배드민턴도 경기 규칙을 바꿨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채택됐던 한 세트 15점 서브포인트 제도가 아닌 21점 랠리 시스템으로 규칙이 변경된다. 경기 진행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종목 국가대표

감독 김중수(48·동양제철화학) 코치 안재창(36·인천대) 이동수(34·김천시청) 하태권(33·삼성전기) 이용선(34·대한배드민턴협회)

남자

이현일(28·김천시청) 정재성(26·삼성전기) 이재진(25·밀양시청) 황지만(24·강남구청) 박성환(24·강남구청) 한상훈(24·삼성전기) 이용대(20·삼성전기)

여자

이경원(28·삼성전기) 이효정(27·삼성전기) 전재연(25·대교눈높이) 황유미(25·대교눈높이) 김민정(22·군산대) 하정은(21·대교눈높이)

● 퀴즈: 올림픽의 여러 구기 종목 가운데 공 모양이 원형이 아닌 경기는?
배드민턴. 셔틀콕도 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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