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히가시오사카 조선중급학교 3학년 여학생이 일본시민에게 보내는 글
일-조 수뇌회담(북-일 정상회담)이 있었던 지난해 9월 이후부터 신문에서는 납치사건이나 정상회담에 대해서 여러 번 보도했습니다. 회담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그날도 저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 신문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조선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에게 돌을 던지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그때 저는 그날 아침 일어난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자전거를 타고 가는 중이었습니다. 사건은 집에서 나가자마자 곧바로 일어났어요. 엄지손가락 정도의 돌을 등 뒤에 맞았습니다. 등에 뭔가 맞은 느낌이 있어서 돌아보니 도망가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습니다. 도망가는 남자가 저에게 돌을 던졌다는 사실을 안 것은 조금 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무서움과 슬픔과 억울함이 가슴에 차 왔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왜 저럴까. 제가 뭣을 했나요? 여러분들에게 뭔가 성가시게 한 것이 있나요 그런 사건이 (저말고도 다른 친구들에게) 몇번 더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저고리 입는 것을 금지하고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도록 했습니다.
저도 납치 당사자들과 그들 가족을 생각하면 슬프고 화가 납니다. 하지만 저에게 한 행위는 용서할 수 있는 일입니까. 저뿐만 아니라 많은 (조선학교) 여학생들이 슬픔을 느낍니다. 저고리를 입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본인이 욕을 하거나, 담배를 던지거나, 침을 뱉는 일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일본인 여러분은) 우리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사람들이) 그런 일을 당하면 아픈 법이고, 그로 인해 상처 받은 마음은 아프고 깊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납치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슬프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조(북-일) 수교를 원하면 안 되는 겁니까? 아직도 볼 수 없는 조국이지만, 통일을 위해 희망을 가지면 안 되나요. 텔레비전이나 신문에는 슬픈 보도가 대부분이지만, 우리가(재일동포와 일본시민들이) 서로 손잡고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석을 받아 매우 슬프고 억울하지만, 그래도 저는 조-일수교의 희망, 하루빨리 저고리를 입고 당당히 학교에 다니는 꿈을 버릴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우리 옷을 이해해주십시오. 그런 이해로부터 앞으로의 새로운 미래가 개척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우리 학교에 놀러오십시오. 따뜻한 손을 잡고 함께 얘기해볼까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니가타·오사카=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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