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www.stresscenter.co.kr
현대는 커뮤니케이션의 시대, 네트워크의 시대라고 한다. 성공하려면, 아니 최소한 살아남으려면 그만큼 빨라지고 복잡해진 의사소통의 소용돌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정신과 의사는 하루 종일 말을 해야 하는데, 참 힘들겠어요.” 대답은 약간 생뚱맞다. “힘들긴요. 먹고사는 게 다 그렇죠.” 그러나 사실 힘들긴 힘들다. 다만 그 이유가 사람들의 추측과는 다를 뿐이다. 사실, 말하는 것은 힘들지 않다. 듣는 것이 훨씬 힘들다. 하루 종일 어려운 삶의 곡절들을 듣고 있다 보면 저녁 무렵엔 남은 물기마저 쭉 짜낸 마른 스펀지처럼 기가 빠져나간 상태가 된다. 가만히 앉아 귓구멍만 열고 있는 게 뭐가 힘드냐고? 천만에. 그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을 모르고 하는 말씀이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열심히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는 것은 매우 적극적인 행위이다. 우선 딴 생각을 할 수 없다. 눈을 계속 마주치면서 시선과 표정으로 탐색전을 거쳐 일체감이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 적당히 맞장구도 쳐야 하고 내가 말할 내용과 적절한 시기를 잘 포착해야 한다. 그러니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워서 집중해야만, 잘 들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경청은 중요하다. 먼 산 쳐다보는 사람에게 열심히 떠드는 것처럼 기분 나쁜 일이 없다. 아이들이 나를 잘 따르지 않는다고 느끼는 아빠라면, 우선 내가 아이들의 말을 잘 듣는지 돌아봐야 한다. 직원들이 나를 은근히 멀리하는 것 같다면, 남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지는 않는지 반성해야 한다. 경청을 해야 내가 그 사람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래야 비로소 친밀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결국 가장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이 바로 잘 경청하는 것이다.
효과를 거두는 경청을 하려면 첫째, 우선 시선을 맞추면서 메모를 한다. 내가 관심 있게 듣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둘째, 옳다 그르다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한다. 셋째, 가끔은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확인시킨다.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화 보러 가자”라고 말하면 “영화 보러 가자구?”라고 반복하는 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진심이 제일 중요하다. 괜히 겉으로 듣는 척하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자기, 지금 딴 사람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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