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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력 완성했나

미국 수도 워싱턴 타격 능력 일부 입증했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완성은 불분명
등록 2017-12-05 16:38 수정 2020-05-03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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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무엇일까?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발사 당일인 11월29일 발표한 정부 성명에서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로케트(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북한은 7월 화성 14형이라는 이름의 ICBM을 두 차례 발사했다.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 14형보다 “더 우월한 무기체계”이자 “로케트 무기체계 개발의 완결 단계에 도달한 가장 위력한 대륙간탄도로케트”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화성 15형은 북한이 개발을 추진해온 ICBM의 최종 완성형이 된다. 실제 북한이 11월30일 에 공개한 40여 장의 사진을 분석해보면, 화성 15형은 탄두 모습, 엔진의 크기, 1·2단 연결 부분, 전반적인 크기 등에서 화성 14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신형 미사일이다.

2.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의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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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명확히 드러나는 것은 사정거리다. 이번에 발사한 화성 15형은 화성 14형보다 더 높은 고도를 찍었을 뿐 아니라 더 오래 비행했음이 한·미·일 3국의 정보 자산을 통해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사정거리는 미사일이 도달한 최대 고도의 2.5~3배로 추정한다. 화성 15형은 고도 4475km까지 치솟았기 때문에 사정거리는 1만1천~1만3천km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이로써 북한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타격할 능력을 갖췄음을 어느 정도 입증해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의 발사 방식이다. 북한은 지난해 이후 탄도미사일을 정상 발사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대신 발사 거리를 제한하는 ‘고각 발사’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북한이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을 정상 발사하면 탄두는 미국과 가까운 동태평양에 떨어진다. 그러나 북한은 고각 발사로 탄두를 일본과 가까운 동해 해상에 떨구고 있다. 자국의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과 결정적 관계 파탄을 피하려는 고도의 외줄타기 작전으로 해석된다.

3. 북한은 ICBM을 보유하게 됐는가?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를 판단하는 핵심 요소는 북한이 핵탄두를 대기권에 무사히 재진입시키는 능력을 확보했는지다. 하늘로 치솟은 탄도미사일은 마하 25 안팎의 초고속으로 대기권으로 재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핵탄두에는 7천~8천 도의 고열이 발생한다. 북한이 재진입 능력을 확보했음을 실증하려면, 대기권에 재진입한 핵탄두가 일정 고도에서 정상적인 핵폭발을 일으켜야 한다. 북한은 아직 이 능력을 실증해 보이진 못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흥미로운 영상이 있다. 북한이 7월28일 발사한 화성 14형의 비행 모습이 일본 홋카이도에서 <nhk>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영상을 보면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에서 무언가가 섬광처럼 갈라지는 것이 보인다. 이번 발사 때도 화성 15형으로 쏘아올린 발사체가 여러 개로 갈라졌다는 한·미·일 정보 당국의 분석이 나온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북한이 다탄두(하나의 미사일에서 복수의 탄두가 갈라져 나오는 것)를 개발했다는 견해, 적의 레이더를 무력화하기 위한 기만체(decoy)라는 견해, 발사체가 2~3단 로켓으로 나뉘는 다단식이라는 견해가 있다.
어찌됐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케트 강국 위업이 실현됐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발사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미국에 던지는 강력한 경고장인 동시에, ‘국가 핵무력 완성’을 대내외에 선언해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로 보인다.

4. 각국의 평가는?

사진공동취재단

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서훈, 국가정보원장
- “기술적으로는 세 번에 걸쳐 발사된 ICBM급 중 가장 진전된 것.”(11월29일 국회 정보위원회)

UIP연합뉴스

UIP연합뉴스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 “솔직히 북한이 이전에 쏜 미사일들보다 더 높이 올라갔다. 북한이 기본적으로 세계 모든 지역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계속해 만들려는 연구·개발 노력의 일환이다.”(미국 현지시각 11월28일 발언)

한겨레 자료

한겨레 자료

일본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
- “거리를 보면 당연히 ICBM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ICBM은 대기권에 재돌입할 능력을 완성한 것이다. 그에 대해선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11월29일 기자회견)




변지민 기자 d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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