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한국전력 부지 매입 실패’를 두고 내부에서는 “무덤덤한 분위기”라고 했다. ‘승자’인 현대차그룹과 금액 차이가 너무 났다. 오히려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원을 들여 한전 본사 삼성동 부지를 인수하는 것을 두고 삼성전자 내부에선 “(탈락해서) 좋아하고 있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부상과 애플의 새 아이폰 출시 등 경쟁업체의 공세로 인해 수익성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입찰에 4조원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한전 부지에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9월17일 입찰 마감을 앞두고 “계속 검토 중”이라고만 밝혀왔다. 입찰 마감이 끝난 당일에야 입찰에 참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럼에도 삼성이 써낸 ‘4조원대 금액’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올해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결정의 실질적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전에 이미 입찰 참여를 검토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 경우 이 회장의 뜻과는 달리 부지 인수에 ‘실패’한 것인지, 아니면 소극적 참여를 통해 애초 이 회장이 내린 결정을 사실상 ‘철회’한 것인지가 관심 대상이다. 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면, 수조원에 이르는 첫 대규모 투자 계획이 부동산 매입인 점도 삼성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입찰가를 최종 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대신 “(낙찰받는 데 실패해) 조금 아쉽긴 하다. (실제 투자를 하고 싶어서) 관심이 있기에 참여했다”고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삼성물산은 2009년에 이미 포스코와 함께 삼성동 부지 공동개발을 하기로 한 적도 있었다. 우리가 느닷없이 뛰어든 게 아니다. 특히 삼성의 의사결정이라는 게 냉정하게 이뤄진다. 확 지르고 그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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